프로야구 구단들의 주요한 전력 보강 행사였던 외국인 선수 인선이 대부분 마무리됐다. 외국인들의 특성상 뚜껑을 열어봐야 되겠지만 일단 하위권 팀들이 더 많은 투자를 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경향이 눈에 들어온다. 외국인 농사가 프로야구 9개 구단의 전력 평준화에 기폭제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외국인 인선을 마무리하지 못한 팀은 LG다. 당초 에이스 몫을 기대하고 재계약 제안서를 내밀었던 레다메스 리즈가 휴식기 동안 무릎을 다쳐 이탈했다. 적어도 5월까지는 뛰지 못할 전망인데 LG도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둔 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LG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3명의 외국인 선수(NC 4명)를 모두 채워 넣었다. 그 어느 때보다 수준 높은 선수들이 입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하위권 팀들의 야심찬 카드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5팀은 나란히 외국인 선수 영입에 사활을 걸었다. 최하위 한화부터가 신중하면서도 과감한 행보를 이어갔다. 기동력이 있고 외야 수비가 가능한 전직 메이저리거 펠릭스 피에를 영입하더니 외국인 시장 막판에는 지난해 미네소타에서 선발로 뛰었던 앤드류 앨버스를 영입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앨버스의 공식 연봉은 계약금을 포함해 80만 달러에 이른다. 이적료도 50만 달러 가량으로 추정되는 등 통 큰 행보였다.

지난해 8위 KIA도 세 명의 새 식구를 맞이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정상급 선발 요원으로 이름을 날렸던 데니스 홀튼을 영입했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거포 자원 브렛 필까지 추가하며 야심찬 외국인 선발을 마무리했다. 필은 현재 한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 가장 많은 이적료를 지불한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가능성이 높은 타자다. 여기에 고질병이었던 불펜에는 아예 전문 불펜요원인 하이로 어센시오를 데려와 기대치를 높였다.
신생팀 특혜 자격으로 올해까지 4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는 NC는 지난해 선발진에서 검증된 에릭과 찰리를 눌러 앉혔고 MLB 경력이 있는 에릭 테임즈를 타선에 추가했다. 당장 4강 전력이 됐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지난해 4강 진출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긴 SK의 행보도 주목할 만했다. MLB 통산 135홈런에 빛나는 루크 스캇을 영입해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고 지난해 텍사스의 25인 로스터에 포함됐던 로스 울프를 추가해 선발진을 보강했다. 검증된 두 투수(유먼, 옥스프링)와 재계약한 롯데도 거포 자원인 루이스 히메네스에 대한 기대가 크다.
반면 4강 진출 팀들은 상대적으로 ‘이름값’이 처진다는 인상을 준다. MLB 경력이 적잖은 호르헤 칸투, 크리스 볼스태드를 영입한 두산이 화제를 불러 일으켰지만 LG·넥센의 외국인 선수들은 생각보다는 반응이 그리 좋지 않다. 삼성도 J.D 마틴이라는 수준급 투수를 영입했으나 야마이코 나바로에 대한 평가는 아직 유보 중이다. "상대적으로 하위권 팀들이 더 많은 돈을 쓴 것은 확실하다"라는 게 야구계의 일반적인 시선인 가운데 투자가 곧 성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만약 그렇다면 하위권의 반란이 거세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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