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그야말로 장안의 화제였다. 단순한 과거로의 추억팔이가 아닌 향수를 자극하면서 전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 뿐만 아니라 e스포츠에서도 요즘 한창 '복고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5일 홍진호가 기획한 '스타 파이널포'와 6일 열린 '픽스스타리그'가 스타크래프트1에 대한 진한 향수를 불러내고 있다.
그리고 거기엔 '택신' 김택용(25)이 있었다.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던 상대를 3-0 으로 승리하고 혁명가라는 칭호를 쟁취했고 그, '택신'이라는 애칭으로 스타1 e스포츠의 마지막 르네상스라고 할 수 있는 '택뱅리쌍' 시대를 열었던 스타크래프트1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김택용이 스타크래프트1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김택용은 6일 서울 강서구 가양동 소닉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픽스스타리그' 32강서 3전 전승을 기록하면서 여유있게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다시 스타크래프트1으로 돌아온 김택용은 여유있으면서 솔직하게 그간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놨다.

무엇보다 다시 스타크래프트1 대회에 출전하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김택용이라면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을 많이 했어요. 팬 여러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 봤습니다. 때마침 픽스스타리그와 시기가 잘 맞물린 셈이죠. 픽스스타리그가 스타1의 유종의 미라고 생각하고 나섰습니다"라고 출전 배경을 설명했다.

MSL 3회 우승, 클래식 1회 우승 등 스타1 대회서 프로토스 최초 4회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는 김택용. 뭔가 해내야 한다는 마음은 생각 이상으로 큰 부담으로 쫓아왔지만 특유의 승부사 기질도 역시 남아있었다. "사실 이번 대회 부담감 많이 느꼈어요. 참가선수들 중에는 제가 스타1 우승 경험이 제일 많잖아요. 대회 연습 준비하느라 (홍)진호영, (강)민이형 정석이형 병민이 나온 스타 파이널포 현장도 못갈 정도였어요. 부스안에 앉으니깐 잘해야 한다는 부담에 긴장도 되더던요. 그래도 현장에 많은 팬분들이 와주시고 환호해주시니깐 부담 보다는 올라가야 한다는 집념이 들더군요. 오랜만이지만 오프라인 무대에 나올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홍진호가 몬스터짐과 함께 기획한 '스타 파이널포'가 성황리에 진행된 것 과 관련해 김택용은 환한 얼굴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스타 파이널포는 주요온라인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도배하다 시피했고, 온라인 중계 역시 공식 사이트에서만 5만명에 육박하는 시청수치가 나왔다. 아프리카TV나 다음팟을 통해 나간걸 포함하면 그 숫자는 10만명 가까이 이를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너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현장에는 못 갔지만 2경기 정도 아프리카TV를 통해 팬 여러분들과 그 시간을 즐겼어요. 형들이 활약하던 시절의 트렌드가 경기에 나오는 걸 보니깐 저절로 흥분되더라고요. 스타1 출신 게이머들 뿐만 아니라 스타1을 즐겨보셨던 분들도 함께 무대가 없어졌다고 하는게 맞잖아요. 오프라인 무대를 갈망하시는 팬분들이 많은 걸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스타 파이널포가 열리면 꼭 가서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스타1 뿐만 근황에 대해 묻자 별로 할 말이 없다며 손사래를 흔들기도. 1989년생인 김택용은 우리나이로 26살이다. 한창 혈기가 왕성하지만 그는 여전히 솔로라고 답한다. "연애하고 싶었는데 다시 무대에 올라가니깐 관심이 저절로 사라지더라고요"라고 엷게 미소를 띤 그는 "지금은 픽스스타리그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응원해주실거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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