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A 다저스가 스프링캠프 공식 개막을 앞두고 있다. 사실상 오프시즌 움직임은 거의 마무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야수진에 몇몇 변수를 안고 스프링캠프에 돌입하는 기분은 지울 수 없다.
다저스가 지난해 그들이 원했던 바를 모두 이뤄내지 못했던 것은 결국 몇몇 부분에서 우려했던 문제가 터졌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에는 불펜이 힘겨운 양상을 보였고 시즌 막판에는 부상자들이 속출하며 타선의 폭발력을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투수보다는 타선 쪽 보강이 필요했던 것으로 본 이유다. 하지만 다저스는 타선 기조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은 채 올해를 맞이한다.
물론 이미 다저스의 라인업은 호화스럽다.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 선수들이 건강하게 시즌을 보낼 수 있다면 적어도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실제 메이저리그(MLB) 기록 예상 분석 시스템인 ‘PECOTA’ 프로젝션의 예상 결과 다저스 타선은 올해 732점의 득점을 올릴 것으로 전망돼 콜로라도(742점)에 이은 내셔널리그 2위로 평가됐다.

그러나 컴퓨터가 아닌 사람들의 평가는 그렇게까지 높지 않은 분위기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의 앤서니 카스트로빈스 기자는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각 부문별 상위권 팀들을 예상하는 연재물에서 다저스를 ‘공격력 TOP 10’ 명단에 넣지 않았다. 아메리칸리그 팀들을 상대적으로 높게 점쳤다는 것을 감안해도 의외였다. 내셔널리그에서도 확실한 최강 면모를 과시하지 못할 것으로 본 것이다.
수비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다저스의 수비력은 리그 평균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카스트로빈스는 여러 변수를 지적했다. 핸리 라미레스의 유격수 수비, 그리고 MLB 데뷔 시즌을 맞이하는 알렉산더 게레로의 2루 수비 문제다. 실제 라미레스의 유격수 수비는 그리 뛰어난 편이 못되고 게레로는 경험 문제는 물론 유격수에서 2루수로 전향하는 시즌이라는 변수가 있다. 30대 중반에 이른 후안 유리베의 몸놀림이 다소 둔해진다고 해도 이상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저스는 이에 큰 손을 보지 않았다. 마크 엘리스, 닉 푼토, 스킵 슈마커 등 주전 및 유틸리티 선수들이 빠져 나간 자리에 게레로와 저스틴 터너를 막판에 채워 넣었을 뿐이다. 그나마 터너는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 두 선수가 공격에서 아주 큰 공헌을 할 것이라 보기도 힘들다. 당장 라미레스가 부상으로 고전하거나 게레로가 자리를 잡지 못할 경우 내야 전체 및 타선이 흔들릴 여지를 가지고 있다. 지역 언론들도 공히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지적하는 문제다.
마이너 레벨에서는 수비가 괜찮았다고 평가받은 저스틴 셀러스, 주루 능력이 좋은 디 고든 등이 있긴 하지만 이들은 몇몇 기회에서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미겔 로하스 등 젊은 선수들은 지금보다는 미래를 내다봐야 할 선수들이다. 아직 결국 부상자 관리가 한 시즌 내내 화두로 떠오를 다저스의 야수진이다. 부상 소식에 조마조마한 시즌은 올해도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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