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투수진 중에서 몸상태가 제일 선수가 이동현(31)이다. 겨우내 몸관리를 정말 잘한 것 같다. 덕분에 올 시즌이 가장 기대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은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1차 전지훈련을 마감하면서 배민관, 정찬헌 등 신예 투수들의 빠른 성장과 함께 베테랑 중간 우완 투수 이동현의 활약 가능성을 점쳤다. 김 감독은 본의 아니게 이동현에게 ‘양치기 소년’이 된 사연을 털어놨다.
김 감독은 “작년 11월 마무리 훈련을 끝내면서 마지말 날에 ‘오늘은 다른 운동 없이 8km 달리기만 한다’고 선수들에게 통보하고 실천했다. 그걸 선수들이 1월 전지훈련 떠나기 전 체력 테스트의 연장선으로 짐작한 것 같다. 특히 지난 해 체력테스트를 탈락해 전지훈련에 동참하지 못했던 이동현과 우규민이 올해는 체력테스트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았다”면서 “그런데 1월초 시무식을 하면서 선수들에게 자율훈련을 잘했으니 올해는 체력테스트를 하지 않겠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준비를 잘했던 이동현 등은 실망하는 눈치였고 좋아한 선수들도 있었다”며 체력테스트가 없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동현이가 연봉 협상의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도 8km 달리기를 통과할 정도의 몸관리를 했다. 미국 전훈지로 와서 체력 테스트를 해봤는데 동현이가 가장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동현은 올 시즌도 LG 불펜진의 핵심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연봉협상에서 중간 투수 대우가 불리한 제도 탓에 만족할만한 연봉(작년보다 100% 인상된 1억7천만 원)을 받지 못했던 이동현은 작년보다 올해 더 좋은 성적으로 연봉 설움을 날려버릴 태세이다. 김기태 감독의 본의 아닌 체력 테스트 일정 변경으로 약간 실망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최고의 몸상태를 만든 것이 올 시즌 맹활약을 예고케하고 있는 것이다.
이동현에게는 본의 아니게 ‘양치기 소년’이 된 김 감독이지만 이동현의 최고 컨디션에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하며 뿌듯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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