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외야수 장민석(32)은 지난해 11월 넥센 소속이던 당시 이름을 개명했다. 8월부터 준비했던 개명이지만 11월이 돼서야 정식으로 법원의 허가를 받았다. 그렇게 이름이 바뀐 다음 날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다.
장민석은 "개명 이후 많은 일들이 술술 풀리고 있다"고 했다. 지난 7일 미야자키현 두산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그는 "정식으로 팀에 합류한지는 한 달 정도 됐다. 처음에는 낯을 가리고 어색했지만 지금은 후배들이 먼저 말을 걸어줘서 장난도 치고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본인에게도 놀라운 트레이드였지만 다른 사람들도 깜짝 놀란 일이었다. 장민석은 "트레이드 소식을 들은 뒤 많은 분들이 두산에 불리한 트레이드라고 했다. 내가 왜 안좋은 이야기를 들어야 하나 이를 악물었다. 두산 유니폼을 입은 만큼 올 시즌 '장민석이 잘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현재 스프링캠프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땀흘리고 있다.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장민석은 "두산에 와보니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이가 많지 않다. 백업 자원들이 주전 못지 않게 잘한다. 나도 경쟁에서 지고 싶은 마음은 절대 없다. 누굴 봐줄 때가 아니다. 경쟁에서 무조건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달리기 하나 만큼은 리그에서 자웅을 겨룰 만한 장민석이지만 그는 현재 공수주 모든 부분에 신경쓰고 있다. 두산 훈련량도 넥센에 비해서는 많은 편이다. 장민석은 "캠프에 처음 와서 깜짝 놀랐다. 하지만 지금은 비도 오고 운동량을 조절해주셔서 알맞게 훈련하고 있다. 달리기도 달리기지만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고 했다.
장민석은 2012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하은 양을 얻었다. 아내 엄세희 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귀염둥이 딸이다. 장민석은 "결혼식도 아직 하지 못했는데 항상 저를 위해 모든 것을 맞춰주는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트레이드, 개명도 있지만 가족은 내가 야구를 꼭 잘 해야 하는 이유"라며 가족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두산은 이종욱을 FA로 떠나보냈지만 장민석이 팀에 합류하면서 '허슬두'의 명맥을 이어갈 계획이다. 트레이드의 충격은 잊고 발빠른 야구로 꼭 두산에 보탬이 되겠다는 장민석이 새로운 둥지에서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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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