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00억 달러(약 54조 원)를 투자한 소치동계올림픽이 첫 단추에서 삐끗해 개최국 러시아를 머쓱하게 했다. 개막식서 오륜기가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 해프닝이 벌어져 전세계적인 화제가 된 것.
8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Hot, Cool, Yours'(뜨겁게, 차갑게, 당신의 것)을 모토로 한 2014 소치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렸다. 총 88개국 선수단 등 4만여 명이 자리한 가운데 열린 이번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3일까지 17일 동안 동계스포츠의 대제전이 계속된다.
‘러시아 알파벳’으로 시작한 개막식은 루보프라는 이름의 소녀가 러시아를 상징하는 7개의 섬 위를 거닐며 ‘러시아의 목소리’를 듣는 공연으로 웅장하게 시작했다. 러시아가 자랑하는 알렉산더 보로딘 등 작곡가들의 곡을 편곡해 러시아와 올림픽의 화려한 만남의 문을 열어젖혔다. 이 과정에서 오륜의 별이 하나 펴지지 않는 해프닝이 벌어져 관계자들을 진땀나게 했다.

거대한 눈꽃의 형상이 하나씩 펴지며 오륜의 모습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에서 오른쪽 끝의 눈꽃이 펴지지 않으며 오륜이 아닌 사륜에 그치고 만 것. 개막식이 시작하자마자 얼마 되지 않아 벌어진 오륜기 사고에 심혈을 기울여 개막식을 준비한 러시아의 체면이 구겨진 셈이다.
개막식 총연출을 맡은 콘스탄틴 에른스트는 이날 개막식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사실 오륜이 펼쳐지는 연출은 가장 간단한 것이었다. 눈꽃 하나가 펼쳐지지 않아 사륜이 되기는 했지만, 올림픽의 개막을 알리기에는 충분했다"고 설명해 큰 문제가 아니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소치동계올림픽 주관 방송사이자 러시아 국영 방송채널인 '로시야 1'은 오륜이 제대로 펼쳐지지 않는 사고가 일어나자 생방송 중계를 중단하고 리허설 화면을 내보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 점에 대해 에른스트는 자신이 영상 대체를 지시했다며 "이런 응급상황에 대처하려고 3주간 고생해왔다"며 "(영상 대체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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