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를 누비고 있는 한일 대표 공격수 손흥민(22, 레버쿠젠)과 오카자키 신지(28, 마인츠05)의 득점 경쟁이 뜨겁다.
손흥민은 8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독일 묀헨글라트바흐 보루시아 파크에서 열린 2013-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묀헨글라트바흐와 20라운드 경기서 선발 출장해 후반 17분 환상적인 오른발 결승 중거리포를 작렬하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게 됐다. 지난 시즌 함부르크에서 12골을 기록하며 분데스리가 정상급 공격수 반열에 올라섰던 손흥민은 올 시즌 레버쿠젠으로 적을 옮겨 26경기 만에 시즌 10호 골을 돌파했다. 리그서 8골, DFP 포칼서 2골을 넣었다.

이날 골로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8일 도르트문트전 이후 5경기 만에 골맛을 봤다. 그간의 골갈증을 시원하게 날려보낼 수 있는 소중한 골이었다.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들의 자존심 대결도 흥미로운 구도가 형성됐다. 손흥민의 라이벌은 구자철, 박주호(이상 마인츠)와 한솥밥을 먹고 있는 이웃나라 일본의 대표적인 공격수 오카자키.
오카자키는 올 시즌 손흥민과 엇비슷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리그 18경기에 나서 9골을 터트렸다. 경기당 0.5골의 물오른 골감각이다. 컵대회를 포함해 총 20경기 9골을 성공시켰다. 손흥민의 26경기 10골과 견주는 기록이다. 다만 둘의 포지션은 조금 다르다. 오카자키는 중앙 공격수,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오카자키는 지난 2011-2012시즌 슈투트가르트 유니폼을 입고 29경기(교체 9)에 나서 7골을 넣으며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지난 시즌 총 42경기(교체 20)에 출전해 4골에 그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오카자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 여름 마인츠로 옷을 갈아 입으면서 물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미 자신의 하이커리어를 작성하며 분데스리가 득점 랭킹 공동 8위에 올라 있다.
손흥민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오카자키 보다 1골 뒤진 8골로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이비차 올리치(볼프스부르크), 막스 크루제(묀헨글라트바흐) 등과 함께 득점 랭킹 공동 12위에 자리하고 있다.
유럽 무대에서 한 시즌 동안 두 자릿수 이상의 골을 넣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적응이 어려운 아시아 선수에겐 더욱 어려운 일이다. 손흥민과 오카자키의 선의의 경쟁은 그래서 더 흥미롭다.
둘은 유럽 최고의 무대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을 펼치며 한 단계 발전하고 있다. 개인의 영욕은 물론 2014 브라질월드컵을 앞둔 한국과 일본의 대표팀에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