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번 넘어지면 백한 번 일어선다. tvN 금토드라마 '응급남녀'의 송지효는 사고도 잘 치고, 극복도 잘 하는 굳센 여인이다.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응급남녀' 6회에서는 전 시어머니 윤 여사(박준금 분)와의 갈등, 병원에서 해고될 위기,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의 응급상황 등을 이겨내는 오진희(송지효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진희는 상처가 많은 여인이다. 사랑을 믿었던 시절, 오창민(최진혁 분)과 결혼했지만 그를 멸시하는 사람들에게 시달리다 이혼을 겪었다. 결혼 생활의 악몽은 이혼 후에도 이어졌다. 우연히 만난 창민의 어머니는 진희가 근무하는 병원의 VIP환자로 찾아와 다시 돌아온 악몽이 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그 악몽이 절정에 달했다. 진희는 응급의학과 치프 국천수(이필모 분)의 지시로 윤 여사를 담당해야 했다. 두려워 꿈에서까지 등장하는 전 시어머니였지만 꼼짝없이 천수의 지시를 따라야했다. 윤 여사의 천대가 진희를 아프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처럼 이어졌다. 윤 여사는 진희의 뺨을 올려 붙이기까지 했다.
진희의 괴로운 나날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는 앞서 별다른 지시 없이 혼자의 판단으로 목숨이 위독한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했다. 그러나 이 환자는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이러한 결과는 진희의 해고 문제로까지 나아갔다. 진희는 먼저 천수에게 사직서를 내밀었다.
진희 스스로 사고를 치며 곤란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복통을 호소하는 한 여성을 아무도 몰래 숙직실에서 돌봤다. 이 여성은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였고, 그 옆에서 "돈이 없다"며 울먹이는 남편의 호소와 여성의 아픈 신음 소리를 그냥 넘길 진희가 아니었다. 진희의 이러한 행동은 인정되기 힘든 것이었다.
이 같은 시련은 모두 한 회의 방송시간동안 일어났다. 사고뭉치 진희의 끝나지 않은 역경이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이러한 역경은 모두 해피엔딩으로 흘러갔다. 진희를 미워하다 못해 증오하는 것처럼 보이는 윤 여사는 진희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윤 여사의 건강 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전 며느리 진희가 누구도 시키지 않았음에도 윤 여사에게 진단 기기를 달아 놓았던 것. 그가 아니었다면 윤 여사는 손 써보지도 못한 채 목숨을 잃을 뻔 했다.
병원 해고 문제는 감동적인 결말로 끝이 났다. 천수는 진희의 사직서를 반려하며 그와 함께 계속 가고자 했다. 이에 진희는 "사실 전 생명의 소중함이나 사명감 그런 거 없다"면서 "의도가 불순하고 나쁘다. 의사 될 자격도, 자질도 없다"며 눈물 섞인 자기 비판을 외쳤다. 그러나 돌아오는 천수의 답은 "그런 의사, 드라마 속에서나 나오는 판타지"라는 것. "죽을 위기에 처한 사람을 죽을 힘을 다해 살려내는 사람이 의사"라는 천수의 따뜻한 조언으로 진희는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외국인 노동자 부부의 일도 천수의 도움 덕분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매듭지어졌다. 천수는 진희가 SOS를 치자 저질러놓은 사고 처리를 위해 기꺼이 나섰다.
극 중 진희는 그야말로 사고뭉치다. 그가 가는 곳마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윤 여사와 같은 특이 인물들도 득시글하다. 그럼에도 진희는 이를 이겨냈다. 때로는 사직서와 함께 눈물 흘리고 윤 여사에게 뺨을 맞기도 하지만, 종국엔 결국 진희의 '극~복'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아직 진희의 앞길에는 많은 시련들이 지뢰밭처럼 포진해 그의 발목을 잡을 전망. 또한 그럴수록 진희는 더욱 힘차게 일어날 예정이다. '굳세어라, 진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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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남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