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캠프 특강’ 박찬호, "절대 포기는 안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2.09 07: 04

따뜻한 플로리다에서 4강 재진입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SK의 선수단 앞에 귀한 손님이 등장했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124승을 기록하며 선구자로서의 발자국을 남긴 박찬호(41)이 그 주인공이었다. 박찬호가 남긴 말은 SK 선수단에 적잖은 메아리로 울려퍼졌다.
SK는 지난 1월 15일부터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히스토릭 다저타운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1차 전지훈련이 거의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네 차례의 자체 홍백전도 모두 마치며 이제는 서서히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다만 중간중간 휴식을 통해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한 시도도 있다.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있었던 박찬호의 깜짝 특강도 그 중 하나였다.
사실 박찬호가 플로리다에 등장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박찬호는 지난 2011년 히스토릭 다저타운의 공동 운영자가 됐다. 전 다저스 구단주였던 피터 오말리, 그리고 동료 투수였던 노모 히데오와 손을 잡았다. 2008년까지 다저스의 스프링캠프 훈련지로 쓰였던 곳에 대한 애착이었다. 그런데 SK가 올해 전지훈련에서 이 시설을 사용하고 있고 이에 박찬호와의 자연스러운 만남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특강에 나선 박찬호는 무슨 말을 했을까. SK 선수들도 모두 프로고 많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는 후문이다. 대신 후배들에게 프로선수로서의 자세에 대한 내용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현역 시절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면서 진솔하게 대화를 풀어나갔다. 자기 자랑이 아닌, 자신이 힘들었던 시절을 이겨냈던 이야기를 하며 SK 선수들의 귀를 열었다.
박찬호는 자신이 “명상과 자기성찰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이겨냈다”라고 되돌아봤다. MLB 124승의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박찬호 또한 힘든 시기가 많았다. 그랬기에 더 설득력이 있었던 말이었다. 이어 박찬호는 “여러분들도 스스로에게 귀를 기울이라.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절대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SK는 지난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시즌 초반에 처진 성적을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결국 마지막에는 동력이 떨어지며 사실상 포기 모드가 됐다. 어려운 시기였다. 이런 기억이 아직 머릿속에 생생하기에 ‘자기성찰’을 강조한 박찬호의 말은 묘한 어울림이 있었다. SK가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다시 앞으로 나갈 수 있을까. SK는 오는 10일 귀국해 하루를 쉰 뒤 12일 실전 일정이 기다리고 있는 오키나와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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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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