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급 선발투수에 대한 대우치고는 헐값에 가깝다고 봐야할지 모른다. 반대로 구단으로서는 저비용 고효율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선발 보강을 노리던 다저스가 좌완 폴 마홈(32)가 계약했다는 소식이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 ESPN>의 짐 보든은 9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가 마홈과 1년 150만 달러(약 16억 원)에 계약했다”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인센티브가 1년 500만 달러(약 54억 원)라고 전하고 있다. 선발 보강을 위해 다나카 마사히로, 브론슨 아로요 등과 꾸준히 연계됐던 다저스는 이들보다 몸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마홈과의 계약을 통해 오프시즌 전력 보강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마홈의 다저스 입단 소식은 스프링캠프 현지에서 먼저 알려졌다. 다저스의 스프링캠프 클럽하우스에 마홈의 자리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현지 언론이 영입설을 높게 점쳤다. 다저스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발표를 내놓지 않았는데 사실상 마홈 영입이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연봉 규모는 파격적이라고 할 만하다. 지난 2005년 피츠버그에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마홈은 세 차례나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는 등 통산 76승95패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 중인 수준급 투수다. 지난해에는 애틀랜타에서 10승11패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했다. 웬만한 팀에서는 핵심 선발 요원으로 뛸 만하다.
인센티브가 보장 금액보다 훨씬 커 보도가 사실이라면 다저스는 위험부담이 크지 않은 좋은 계약을 한 셈이다. 인센티브를 모두 다 따간다는 것은 마홈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저스에는 결코 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이로써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도 윤곽을 드러냈다. 현재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류현진, 댄 하렌으로 이어지는 4선발까지는 거의 확정적이다. 대신 조시 베켓, 채드 빌링슬리와 같은 부상자들의 정상적인 복귀가 다소 불투명했는데 일단 마홈을 단기 계약으로 영입함으로써 좋은 보험을 마련했다. 로테이션도 좌-우로 이어진다. 다저스의 5선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마홈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들을 상대로 그리 좋지 않은 통산 성적을 가지고 있다. 콜로라도를 상대로는 1승8패 평균자책점 6.63으로 약했고 애리조나(2승3패 평균자책점 4.34), 샌프란시스코(2승3패 평균자책점 4.06), 샌디에이고(1승6패 평균자책점 4.27)를 상대로도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지 못했다. 다저스타디움에서는 통산 3경기에 나가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4.50의 성적이었다. 이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편 다저스는 마홈의 로스터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스캇 엘버트를 60일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엘버트는 현재 팔꿈치인대접합수술 후 재활 중에 있으며 빠르면 7월 중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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