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안지만을 찾아라'.
삼성 라이온즈 투수 안지만이 올해부터 뒷문 단속에 나선다. 수 년간 필승조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그는 구위와 경험 모두 뛰어난 만큼 오승환의 공백을 잘 메워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안지만이 보직을 바꾸면서 안지만의 공백을 메울 투수를 찾는 게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사이드암 심창민과 좌완 권혁은 이미 자리를 잡고 있고 이제 안지만과 같은 유형인 우완 정통파 요원을 찾는 것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안지만이 마무리로 가면서 기존의 불펜 자리를 누구에게 맡기느냐가 캠프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 안지만의 대안을 찾지 못한다면 필승조의 약화가 불보듯 뻔하다. 그렇기에 실전 위주로 진행되는 오키나와 2차 캠프는 포스트 안지만을 발굴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험 무대다. 서동환, 김현우, 이현동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서동환은 입단 당시 스포트 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그는 계약금 6억 원을 받을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한때 두산의 소방수 후보로 꼽힐 만큼 묵직한 직구가 강점.
하지만 컨트롤이 불안정하고 마운드 위에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며 만년 기대주에 머물렀다. 서동환은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서 삼성으로 이적했다. 그의 야구 인생에 있어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동환은 "선발이든 중간이든 상관없다.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 출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그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계투 요원이다. 컨디션 관리가 더 수월하고 적성에 맞은 것 같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서동환은 5일 괌 1차 캠프에서 열린 자체 평가전에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뽐내기도.
김현우는 '포스트 오승환'이라 불릴 만큼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그는 지난해 1군 무대에 10차례 등판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3.46을 거뒀다. 류중일 감독은 "김현우가 확실히 좋아졌다. 예전에는 공을 던지면 포수 마스크 근처에서 형성됐는데 확실히 좋아졌다"고 엄지를 세웠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한 단계 올라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류중일 감독은 "투수에게 최고의 무기는 빠른 공이다. 하늘에서 내려준 선물이나 다름없다"며 "거기서 컨트롤과 변화구 구사 능력을 겸비하면 특급 선수가 된다"고 김현우의 성장을 기대했다.
150km 안팎의 강속구가 강점인 김현우는 마운드 위에서 자신의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류중일 감독은 "배짱은 스피드와 컨트롤이 겸비돼야 한다"며 "배짱보다 실력이 돼야 하는 것"이라고 영점 조준을 보완 과제로 꼽았다.
데뷔 3년차가 된 이현동은 올 시즌 삼성 마운드의 최대 기대주로 꼽힌다. 이현동은 2012년 프로 데뷔 후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단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부상만 없다면 1군 무대에서도 손색이 없을 선수"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최근 들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류중일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류중일 감독은 오키나와 2차 캠프를 앞두고 "새로운 선수 발굴이 목표이기 때문에 여러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기존 선수들과 동등한 조건으로 테스트하겠다. 다들 무에서 다시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문선엽과 이현동 같은 선수들이 기량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과연 누가 포스트 안지만이 될까. 한 시즌의 밑그림을 그리는 이 시점에 류중일 감독의 숙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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