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는 3선발! 양키스의 숨은 뜻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2.09 13: 09

천문학적인 계약과 함께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입성하는 다나카 마사히로(26, 뉴욕 양키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런데 정작 이런 돈을 지불한 소속팀 뉴욕 양키스는 그를 ‘3선발’로 본다고 했다. 물론 진심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다나카를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언론 플레이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끝에 결국 뉴욕 양키스와 7년간 1억5500만 달러에 계약한 다나카는 양키스의 스프링캠프 합류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일본 무대를 평정한 다나카는 포스팅 상한선을 설정한 미·일 포스팅시스템의 개정 효과와 특급 FA 투수가 없었던 시장 상황까지 등에 업고 MLB 역사에 남을 만한 계약을 따냈다. 선발진 보강이 급했던 양키스의 거대한 투자였다.
양키스는 MLB 최고의 명문구단이다. 자연히 모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다. 특히 다나카는 최근 몇 년간 사치세를 내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쳤던 양키스의 연봉 정책 폐기에 결정타를 날린 인물이다. 그런 만큼 올해 성적이 이슈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양키스는 그에 대한 지나친 부담감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제 기량을 발휘하는 데 장애물이 될까봐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의 ‘3선발론’도 이 연장선상이다. 캐시먼 단장은 8일(이하 한국시간)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다나카에 대한 비교적 낮은 기대치를 드러냈다. 캐시먼 단장은 “적응 단계에 있기 때문에 분명 알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신중한 자세를 나타내면서 “우리는 그를 면밀하게 지켜봤다. 우리가 지켜본 바로는 그는 빅리그에서 견실한 3선발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다”라고 평가했다.
연봉 총액 1억5500만 달러의 선수에게 3선발을 기대하는 팀은 없다. 게다가 양키스의 선발진이 그리 탄탄한 것도 아니다. ‘에이스’ C.C 사바시아의 기량은 예전만 못하다. 구로다 히로키는 어느덧 마흔을 앞두고 있다. 여전히 뛰어난 투수지만 더 많은 것을 기대하기는 무리가 있다. 양키스가 다나카에게 거액을 투자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캐시먼 단장은 “그에게서 (3선발 이상의)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면 그만큼 더 좋은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런 캐시먼 단장의 말을 다나카의 부담을 줄여주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이제 곧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다나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춤에 따라 좀 더 편안 환경에서 MLB 적응을 돕고자 하는 의도라는 것이다. 오히려 캐시먼 단장의 말은 양키스가 다나카에 대한 장기적 기대치가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
다만 시즌에 들어가서도 지속적인 보호가 될지는 미지수다. 뉴욕 언론들은 극성스러움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팬들도 다나카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일 경우 등을 돌릴 수 있다. 아무리 구단에서 보호하려고 해도 선수가 느끼는 체감 온도가 확 달라진다. 그러다보면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결국 시즌 초반에 달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나카는 오는 12일 양키스타디움에서 공식 입단식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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