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 원맨쇼’ LIG손보, 현대캐피탈에 역전승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2.09 16: 27

외국인 선수 에드가도 잘했지만 팀 분위기를 바꿔 놓은 선수는 김요한이었다. 김요한이 경기 중·후반 분위기를 지배한 LIG손해보험이 현대캐피탈에 역전승을 거두고 귀중한 승점 2점을 획득했다.
LIG손해보험은 9일 구미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NH농협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먼저 두 세트를 내줬으나 3세트부터 이어진 김요한의 맹활약, 그리고 에드가의 확률 높은 공격이 터지며 3-2(25-27, 23-25, 25-23, 25-17, 15-10)로 역전승했다. 긴 시간 이어지고 있는 '현대캐피탈 징크스'를 깨는 값진 승리였다.
승점 2점을 건진 LIG손해보험(승점 29점)은 4위 대한항공(승점 32점)과의 승점차를 좁히며 3위권 추격에 나섰다. 반면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현대캐피탈(승점 47점)은 이날 러시앤캐시에 발목이 잡힌 선두 삼성화재(승점 51점)을 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말 그대로 다른 의미의 뒷심과 뒷심 싸움이었다. 1·2세트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승부처에서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LIG손해보험을 따돌렸다. 그러나 LIG손해보험의 뒷심이 더 강했다. 1·2세트 패배로 분위기 처져 있을 법도 했지만 물러서지 않고 세 세트를 내리 따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시켰다.
1세트에서는 듀스 접전 끝에 승부가 갈렸다. 세트 중반까지 LIG손해보험에 끌려갔던 현대캐피탈은 15-19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임동규의 퀵오픈 공격으로 흐름을 돌려놓은 뒤 아가메즈가 연속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순식간에 1점차까지 쫓아갔다. 현대캐피탈은 23-24 세트 포인트 위기에서 김요한의 서브 범실로 기사회생했고 25-25에서는 아가메즈의 서브 득점과 후위 공격이 연이어 터지며 1세트를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2세트에서도 22-22까지는 알 수 없는 승부가 벌어졌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손현종의 서브 범실로 리드를 잡았고 이후 아가메즈의 오픈 공격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현대캐피탈은 24-23 마지막 상황에서 윤봉우가 속공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LIG손해보험은 주저앉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김요한이 있었다. LIG손해보험은 3세트 중반 김요한의 쇼타임을 앞세워 16-11까지 앞서 나갔다. 김요한은 11-10에서 후위 공격을 시작으로 오픈 공격, 그리고 블로킹까지 쓸어 담으며 팀에 확실한 리드를 안겼다. 현대캐피탈도 문성민이 맞불을 놓으며 점수차를 차근차근 좁혀 22-23까지 쫓아갔으나 역전에는 이르지 못했다.
4세트는 기세가 오른 김요한의 원맨쇼였다. 6점부터 연속 5점의 팀 득점을 책임지며 코트에서 표효했다. 김요한의 종횡무진에 견제가 헐거워진 에드가도 반대편에서 힘을 냈다. 현대캐피탈은 김요한을 전혀 견제하지 못했고 결국 LIG손해보험이 4세트를 일방적으로 진행한 끝에 25-17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김요한은 4세트에서 공격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홀로 9득점을 올렸다.
5세트에서는 에드가가 힘을 냈다. 세트 초반 현대캐피탈 코트를 폭격하며 주도권을 가져왔다. 완전히 흐름을 장악한 LIG손해보험은 김요한과 하현용까지 공격에 가세하며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갔다. 세트 중반 아가메즈의 서브에 고전하며 11-8까지 쫓겼으나 좋은 분위기 속에서 수비까지 신바람을 냈고 에드가의 강타가 연이어 터지며 짜릿한 역전승을 마무리지었다.
LIG손해보험은 에드가가 34점, 김요한이 26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김요한의 공격 성공률은 61.1%에 이르렀다. 여기에 LIG손해보험은 블로킹에서도 15-8로 현대캐피탈을 압도했다. 에드가가 5개, 정기혁이 4개, 김요한이 3개를 잡아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가 32점을 올렸으나 문성민이 10점에 그치며 화력 싸움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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