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27)가 오랫동안 길렀던 수염을 말끔히 깎았다. 그는 괌 1차 캠프를 떠나기 전 수염을 자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투수 릭 밴덴헐크는 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드디어 오키나와에 도착해서 모두들 기뻐하는 모습'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의 나바로는 짙은 회색 정장 차림에 선글래스까지 착용하며 세련된 멋을 뽐냈다.
나바로는 수염 때문에 류중일 삼성 감독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류중일 감독은 괌 1차 캠프 때 나바로를 불러 "수염을 깎는 게 어떠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덥수룩한 수염 때문에 불량한 이미지가 강하다"는 게 그 이유. 그러면서 류중일 감독은 "깔끔하게 면도하면 더욱 더 잘 생겨보일 것 같다"고 나바로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바로는 "여자친구가 나의 긴 수염을 좋아한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류중일 감독의 끊임없는 회유책(?)에 "수염을 깎을 생각도 있다"고 자세를 낮췄던 그는 결국 덥수룩한 수염과의 이별을 선택했다. 국내 문화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한편 류중일 감독은 나바로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줬다. "나바로는 수비를 곧잘 한다. 첫 청백전에서 나바로가 2안타 2볼넷을 기록했는데 선구안이 괜찮고 밀어치는 능력도 있는 것 같다. 실전을 많이 치를수록 더욱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류중일 감독은 "나바로는 본래 외야로 써볼까 해서 뽑았지만 조동찬이 3개월 정도 재활을 하게 됐으니 나바로는 시즌 초반에 2루수로 기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나바로가 수염을 깎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앞으로 집중하고 운동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깎았다"는 게 그의 대답이다. 올 시즌 삼성 타선의 운명을 쥔 나바로는 빠른 속도로 팀 분위기에 녹아 들고 있다. 올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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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밴덴헐크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