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왕가네' 이태란, 사랑 얻기엔 대가가 너무 컸다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4.02.10 07: 43

'왕가네' 이태란이 꼭 아이를 잃었어야 했을까. 김해숙의 사랑을 얻기 위해 그가 잃은 것이 너무 컸다.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서는 호박(이태란 분)이 유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호박은 늦둥이를 임신한 사실을 숨기고 회사와 집안일을 도맡아 했는데, 이는 결국 호박에게 큰 무리를 안겨 유산이라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았다.
계단에서 넘어져 허리를 크게 다친 앙금(김해숙 분)은 집에 있는 수박(오현경 분) 대신 회사에 다니는 호박을 불러 병간호를 하라고 했다. 호박은 앙금의 이불빨래까지 하면서 그의 수발을 들었지만 앙금은 호박이 수박의 과오를 민중(조성하 분)에게 말해 이혼당하게 했다고 오해하며 베개를 집어던지는 등 "넌 정이 안간다"고 폭언해 호박을 눈물짓게 했다.

호박은 처음부터 무작정 자신을 구박하는 앙금에게 이상할 정도로 머리를 숙였다. 앙금은 첫째 수박과 둘째 호박을 대놓고 차별했고, 호박은 앙금의 차별이 심해질수록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다"고 더욱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독하다"는 말만 들어왔다. 이후 앙금이 호박을 미워했던 이유로, 둘째도 딸을 낳아 계심(나문희 분)에 혹독한 시집살이를 당했다는 사연이 등장했지만 그간 앙금이 보였던 행동에는 차지 않는 이유로 시청자의 공감을 얻지는 못했다.
이후에도 앙금은 수박의 편을 들고 호박에게는 궂은일을 시키는 행동을 계속해왔지만, 호박의 유산에는 마음이 움직였다. 앙금은 호박이 유산했다는 사실을 사위 세달(오만석 분)에 전해듣고 눈물을 펑펑 쏟으며 "이제 착한 엄마 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앙금은 자신이 괴롭히던 민중에게도 "이제 착한 장모 하겠다"고 말하며 얼굴을 바꾼적 있다. 당시 앙금은 다친 자신을 업고 뛰던 민중에게 감동했었기 때문.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심각하다. 앙금의 편애에 호박은 결국 자식까지 잃었기 때문. 자신의 자식을 잃고 나서야 엄마의 사랑을 얻게 됐다는 이같은 극단적인 설정은 이들 모녀의 눈물 바람에 더욱 묵직한 무게를 실었지만, 사람을 잃고 사랑을 얻은 이 설정은 보기에 편하지만은 않은 강력한 소재로 막장 논란을 넘기고 국민 드라마 타이틀을 얻은 '왕가네'에 식지 않은 논란 거리를 제공했다.
'왕가네'는 종영을 단 두회 앞두고 있다. 시청률 50% 돌파를 목표로 등장인물들의 갈등 해결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왕가네'에는 두 여자 사이에서 고민 중인 고민중의 선택이 가장 마지막에 남아있다. 그가 수박과 순정(김희정 분)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증을 높이고 있는 '왕가네'가 더이상의 논란 없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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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네 식구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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