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은 폭주’ 윤석민, 문제는 조건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2.10 06: 19

분명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구단은 많다. 그러나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결국 조건의 문제라고 해석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MLB) 진출 계약이 임박한 윤석민(28)이 마지막 고민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인내심 싸움이 시작됐다.
보스턴 유력지인 의 닉 카파도 기자는 10일(이하 한국시간) MLB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분석하는 글에서 윤석민에 대해 “보스턴, 볼티모어, 토론토, 애리조나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면서 “내셔널리그 한 단장은 윤석민 거취를 놓고 어느 팀으로도 갈 수 있다는 견해를 드러냈다”라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보스턴과 볼티모어는 이미 윤석민과 연계됐던 팀이고 토론토는 새로운 다크호스다.
카파도에 의하면 현지에서는 이제 윤석민의 몸 상태에 대한 파악을 마쳤다. 당초 부상 전력이 우려를 모았으나 두 차례의 훈련 공개 과정에서 그런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것이다. 이제 선수에 대한 몸값 평가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계약 과정에서의 줄다리기, 그리고 윤석민의 결심만이 남은 상황이다.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MLB FA 시장은 이제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선발 보강을 원하는 팀들은 여전히 많다. 우발도 히메네스, 어빈 산타나라는 대어들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비싸고 드래프트 지명권을 내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이에 비해 윤석민은 시장에 남아 있는 유일한 20대의 선발투수고 장기 계약에서는 자유롭다는 점, 그리고 포스팅 금액이나 드래프트 지명권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상황이 막판임을 감안하면 그 가치는 꽤 클 수 있다.
카파도의 언급에 포함된 네 팀 중 몇 팀이 윤석민에 대한 구체적인 제의를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볼티모어를 비롯한 상당수의 팀들이 윤석민 측에 금액이 포함된 제안을 했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복수의 관계자들을 말을 종합하면 이미 윤석민 측은 최소 4개 팀 이상의 제안을 받은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여기에 FA 시장 막판 합류한 새 팀들까지 합치면 제안서는 차고 넘친다. 루머조차 없는 다른 시장 잔류 선수들에 비하면 확실히 분위기는 좋다.
다만 조건이 문제다. 현지 시장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제안은 많은데 윤석민 측의 눈높이에 맞는 제안이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경쟁에서 떨어져 나간 한 팀은 스플릿 계약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이런 분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했는데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협상을 진행하면서 몸값을 끌어올리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폴 마홈의 계약이 현재 시장 상황을 그대로 대변한다. 카푸아노는 현재 스플릿 계약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 윤석민이 스플릿 계약을 논할 시기는 지난 것으로 보이지만 조건이 성에 차지 않을 가능성은 높다”라는 개인 견해를 덧붙이기도 했다. 견실한 4~5선발감으로 평가받고 있는 마홈은 다저스와 1년 최대 65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으나 보장 금액은 150만 달러에 불과했다.
결국 윤석민 협상 테이블에서도 각 구단들은 계약 기간과 보장 금액을 최대한 줄이고 대신 인센티브나 다른 방안을 확충하는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다. 윤석민 측은 반대의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어떤 대응책으로 맞불을 놓을지가 관건이다. 한 내셔널리그 단장의 말대로 윤석민은 이제 “어느 곳이나 갈 수 있는” 선수가 됐다. 다만 이왕 지금까지 기다렸다면, 좀 더 좋은 제안을 이끌어내기 위한 마지막 인내심도 필요한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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