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칙을 따라야 한다".
한신 타이거즈 수호신 오승환(32)이 때 아닌 이중 동작 논란에 휩싸였다. 오승환은 지난 9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구장에서 두 번째 불펜피칭을 갖고 54개의 공을 던졌다. 베테랑 포수 후지이 아키히토와 처음으로 배터리 호흡을 이루며 적응도를 높였다.
그러나 이날 오승환에게 화제가 된 건 이중 동작이었다. 왼 디딤발을 땅에 스치듯 훑으며 앞으로 내딛는 오승환 특유의 투구 동작인데 이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온 것이다. 도모요세 마사토 일본프로야구 심판위원장은 "오승환에게 한국과 일본의 차이를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개막 전까지 심판진의 최종 결론이 나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한신 팀에 전하겠다"고 밝혔다.

10일 는 '오승환의 투구폼이 심판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투구폼에서 교정을 재촉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의 규칙을 따르도록 한다"는 이노 오사무 심판기술위원장의 이야기도 덧붙이며 '심각한 문제가 오승환에게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중 동작이란 투수가 투구시 한 번 내린 발을 다시 올리는 것을 뜻한다. 일본 야구규칙 8.01에 따르면 '타자를 상대로 투구시 관련 동작을 일으키면 중도에 멈추거나 변경하지 않은 채 투구를 완료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국제화를 목표로 하는 규칙인데 2006년부터 엄격하게 규제해왔다. 미우라 다이스케, 이와쿠마 히사시, 후지카와 규지가 이 문제로 투구폼을 변경한 바 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는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10일 일본 에 따르면 나카니시 키요오키 한신 투수코치는 "WBC에서도 문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도 '과거 올림픽과 WBC에서 세계 기준을 충족했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날 불펜피칭을 마친 후 이중 동작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오승환은 "아직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 직접 들은 것이 아니다"는 대답을 하고 구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환은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열린 입단식에서도 투구폼 이야기가 나오자 "이중 동작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일정한 동작으로 국제무대에서도 문제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스카우트 및 취재진도 오승환이 투구폼에 상당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돌직구 못지않은 무기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오승환은 "무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프로에 처음 들어왔을 때 폼을 고치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며 "보통 투수들의 일반적인 폼과 다르지만 내게는 가장 자연스러운 폼"이라고 했다. 의도적인 변칙 투구폼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일본 심판위원회에서 딴지를 걸고 나설 정도로 오승환은 경계해야 할 주목 대상으로 떠올랐다. 오승환이 때 아닌 이중 동작 논란을 어떻게 극복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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