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을 팀의 중장기적인 모토로 내걸고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SK가 역대급 스케일의 2군 전지 훈련을 준비한다. 규모만 놓고 보면 1군 전지훈련과 별 차이가 없는 대형 전지훈련이다. SK의 뚜렷한 팀 기조를 확인할 수 있는 가운데 성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박경완 감독이 이끄는 SK 퓨처스팀(2군)은 10일 2군 전지훈련캠프가 기다리고 있는 광저우로 출국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광저우행이다. 2군 전지훈련이 프로야구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지만 SK의 이번 광저우 2군 캠프는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있다. 다른 팀 2군 캠프와는 ‘차별화’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규모가 크다. 박경완 감독을 비롯, 사이판 재활캠프에서 건너오는 코치까지 합치면 코칭스태프만 12명이다. 다른 팀들의 2배 수준이다.
10일 출국하는 본진 선수들도 23명이나 된다. 여기에 플로리다 캠프에서 오키나와 캠프로 가지 못하는 1군 선수들, 사이판에서 재활하고 있는 선수들이 차례로 합류하면 어림잡아 35명 정도가 광저우에서 훈련하게 된다. 기간도 지난해보다 열흘 가량 늘었다. 출국이 일주일 정도 빨라졌고 내달 10일까지 광저우에서 꿈을 만들어가게 된다.

박경완 감독은 취임 이후 강한 훈련을 통해 2군 조련을 공언했다. 실제 SK 2군 선수들은 겨우 내내 맹훈련에 임했다. 송도와 문학구장을 오고가면서 땀을 흘렸다. 좀처럼 보기 드문 야간훈련까지 실시할 정도로 강도가 셌다. 박 감독은 광저우 캠프에서 더 채찍을 가한다는 생각이다. 선수들의 기본기를 가다듬는 훈련은 물론 실전 위주의 훈련 프로그램으로 감각까지 모두 잡는다는 구상이다. 1군에서 필요할 때 즉시 올려 보낼 수 있는 자원을 만들기 위함이다.
무엇보다 코치들이 많다는 것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른 팀들이 2군 전지훈련에 5~7명의 코칭스태프를 파견하는 것과 달리 SK는 총 12명이다. 1군 못지않다. 그 중에서도 타격코치가 2명, 수비코치가 2명으로 야수들의 효율적인 훈련이 기대되고 있다. 컨디셔닝코치들도 대거 합류해 2군 선수들의 기초 체력 보완에 올인한다. 훈련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진용이다.
광저우 현지에는 조명 시설이 있고 야구장 2면을 활용할 수 있다. 훈련 여건은 지난해에도 만족감을 드러내는 선수들이 많았다. 이들을 가르칠 코치들까지 대거 확충됐으니 선수들의 기량 성장에 기대감이 크다. 인원이 대규모라 자체 청백전을 치를 수 있다는 점도 다른 팀과는 차별화된 요소다. 현지 팀들과의 실전 일정도 잡혀 있지만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실전 훈련을 할 수 있다.
기대가 큰 만큼 구단도 신경을 많이 썼다.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류선규 육성 및 홍보팀장은 “지난해 경험에서 보완점을 찾아 이번 캠프에 그대로 적용시켰다”라고 말했다. 가장 눈에 두드러지는 부분이 음식이다. SK는 광둥성 대표팀 선수들과 같은 숙소를 쓰는데 지난해에는 아무래도 음식이 맞지 않아 고생을 했다.
이에 올해는 점심과 저녁에 한식을 공수하기로 했다. 류 팀장은 “2군 선수들이 더 잘 먹어야 더 열심히 훈련도 할 것이 아닌가. 적어도 먹는 것만은 1군 선수들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답사 때 시식까지 하며 신경을 많이 썼다는 후문이다. 선수들이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구단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는 에피소드다.
새로운 시도도 있다. 플로리다 1군 캠프에서 탈락한 선수들에게는 전담 코치가 붙는다. 박경완 감독은 물론 손지환 코치가 이들에게 붙어 일대일 지도를 할 계획이다. 류 팀장은 “아무래도 이들은 현재 2군 선수들보다 기량이 나은 선수들이다. 1군을 언제든지 백업할 수 있는 선수들로 조련시킬 예정”이라고 했다. 캠프 내에서도 ‘투 트랙’ 전법을 통해 전력을 극대화시킨다는 심산이다. 전폭적인 지원과 새로운 시도라는 두 쌍끌이 속에 광저우가 뜨거워질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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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