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지는 신인들, 각 구단마다 ‘골머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2.10 07: 26

각 팀에 패기와 젊음을 불어넣어줘야 할 신인 선수들이 시작하기도 전에 고꾸라지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 체계적인 몸 관리를 받지 못해 죄다 부상병이다. 특급 선수일수록 더 그렇다. 이 문제점을 지적하는 몇 년째 목소리는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KIA는 지난 8일 2014년 신인지명회의에서 1차 지명한 우완투수 차명진이 우측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17일에는 같은 부위에 부분 파열된 인대 재건 수술도 받을 예정이다. 청소년대표팀 출신으로 좋은 신체조건과 탁월한 잠재력을 가진 차명진은 향후 KIA 마운드를 이끌어나갈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번 수술로 그의 루키 시즌은 사실상 날아갔다.
문제는 이런 경우가 차명진 하나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구단들도 공히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특급투수들을 지명하며 팀의 미래를 그렸는데 알고 보니 몸 상태가 만신창이인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팀의 새로운 원동력이 되어야 할 선수들이 오히려 방전된 상태에서 프로에 입단하고 있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고교 때 잘 던졌던 선수들은 다 아프다고 보면 된다”고 현재 상황에 우려를 표시했다.

kt의 우선지명을 받았던 지난해 고교 투수 최대어 심재민도 일찌감치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이미 지명 당시부터 kt는 심재민의 몸 상태에 대해 알고 있었다. 아예 1년은 재활로 쉴 생각으로 뽑았다. 2015년부터 1군에 합류하는 kt의 상황도 감안된 선발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고졸 투수들도 몸 상태가 썩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라는 게 조범현 kt 감독의 한숨이다.
조 감독은 “아마추어 시절에 너무 많이 던졌다. 선수들의 몸 상태가 죄다 좋지 않다. 아마추어계에서도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kt의 상위 순번 투수들은 지난해 10월 열렸던 남해캠프 당시 공을 잡지 말라는 조 감독의 지시를 받았다. 훈련할 것이 산더미인데 일단 선수들의 몸 상태를 회복시키기 위해 조 감독이 어쩔 수 없는 결단을 내린 것이었다.
그 외 다른 고졸 신인 투수들의 몸 상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각 구단에서 속출하고 있다. SK의 1차 지명을 받았던 이건욱은 플로리다 캠프에서 조기 귀국했다. 역시 팔꿈치가 좋지 않아서다. SK도 재활과 수술을 사이에 두고 고민에 들어갔다. 부상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몇몇 구단의 고졸 투수들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결국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된 경우가 있었다. 재활에 매달리고 있는 선수들도 꽤 된다. 제2의 류현진, 제2의 김광현은 부상 속에 점점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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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심재민-이건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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