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경 기자] 아담한 체구에 하얀 얼굴, 웃을 때 휘어지는 예쁜 반달눈을 가진 유승우(17)가 달라졌다. 기타를 멘 밝고 귀여운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한층 성숙해지고, 깊어진 감성으로 돌아왔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OSEN을 찾은 유승우에게서 케이블채널 엠넷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4' 당시의 모습은 느낄 수 없었다. 귀여운 외모는 여전하지만 말투에서 신중함이 묻어났고, 그런 신중하고 차분한 모습은 그를 더 성숙해진 사람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외모는 또래에 비해 어려 보이지만 그 속의 생각은 훨씬 깊고 성숙했다.
유승우는 10일 두 번째 미니앨범 '빠른 열아홉'을 발표한다. 이미 지난 9일 SBS '인기가요'를 통해 첫 번째 무대를 공개, 성숙해진 모습과 깊어진 감성으로 화제를 모았다. '빠른 열아홉'은 또래보다 빨리 음악활동을 시작하며 조금은 다른 삶을 살게 된 유승우의 현재를 표현한 말이다. 한국 특유의 문화인 빠른 년생으로서 남들보다 빨리 사회생활을 시작한 유승우의 고민을 담았다는 의미.

하지만 특별한 열아홉이라고 큰 변화는 느끼지는 않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 "열일곱 살을 오디션으로 보내고 열여덟 살부터 내 나름대로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까 스무 살이 돼도 변함이 없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 3학년인 지금도 변한 게 없어요. 열아홉 살도 유려하게 흘러갈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유승우는 고3들의 대표적인 고민인 대학 입시에 대한 고민과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었다. 이미 가수의 길로 들어섰지만 더 많은, 넓은 배움을 위해서 대학을 가는 것이 좋겠다는 선배들과 가족들의 조언을 받아들인 것.
"사실 어렸을 때는 대학을 직업을 갖기 위한 지름길,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많은 선배님들의 조언을 들어보니까 대학은 또 하나의 배움의 길이고, 밑천이지 직장을 구하기 위한 수단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어머니도 원하셔서 생각 중이예요."
'빠른 열아홉'이라는 앨범 타이틀과 그 속의 의미처럼 유승우는 이번 앨범에 좀 더 자신의 색깔을 많이 입혔다. 현재 하고 있는 생각과 고민을 솔직하게 담겠다는 의지가 컸던 만큼 자작곡인 '그날'과 '유후(U Who?)'도 수록했다.
"첫 번째 미니앨범은 시키는 대로, 하자는 대로 했죠. 앨범보다는 발표하는 시기에 급급했던 것 같아요. 잊히면 안 되니까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내 이름이 들어가는 건데, 내가 애착을 안 가지고 깐깐해지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유 후(U Who?)'에는 첫 번째 앨범보다 내 생각이 조금 더 들어갔고, 이번 앨범에도 조금 더 많이 넣었어요. 앞으로 점점 더 내 색깔을 많이 넣음 음악을 하고 싶어요."
음악적으로 변신도 시도했다. 그동안 유승우가 기타를 멘 풋풋하고 귀여운 소년의 이미지를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외모적으로도 조금 더 성숙하게 변신했다. 인터뷰 내내 느릿느릿 차분한 말투로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그의 진짜 모습을 발견한 듯 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나 생각해봤는데 대부분 통통 튀는 노래로 많이 기억하시더라. 내가 보는 내 모습은 그게 아니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모습과 비교해보면 이번 음악이 달라진 것 같기도 해요. 그런 점에 있어서 '유승우가 이런 노래도 하네'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이번 앨범 타이틀곡 '입술이 밉다'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하지 못하는 자신의 입술을 탓하는 내용의 팝 발라드 곡으로, 절제된 감정표현과 깊어진 보이스로 유승우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유승우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재치 있는 자작곡이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기타를 품에 안고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유승우는 필요한 부분에서는 간혹 기타 연주로 답을 대신 했고,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OST 한 소절을 불러 보는 등 남다른 끼를 자주 드러냈다.
쉬는 동안의 대부분을 곡 작업에 투자한다는 유승우는 자작곡의 소재로 '사랑'을 꼽았다. 아직 제대로 된 사랑에 대한 경험은 없지만 짝사랑 경험담을 노래로 쓰고, 드라마와 영화에서 겪은 이별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드라마와 영화를 굉장히 많이 봐요. 못 겪어본 감정을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느끼고, 이별하는 장면도 그래요. 그런 데서 느낀 감정을 가사로 쓰고, 짝사랑은 제 얘기를 많이 담았어요. 짝사랑 경험이 세 번 정도 있는 것 같아요(웃음)."
"대학교에 대한 환상이 있어요. 그때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을까요? 중학교 2학년 때 서로 호감을 갖고 있던 친구가 있었는데, 저는 여자가 먼저 고백하면 호감이 식는 것 같아요(웃음). 내가 먼저 좋아해야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고백은 남자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플라토닉 사랑을 꿈꾸고 있습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사랑에 대해서 진지한 이야기를 이어가던 유승우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더 깊이 고민하며, 하지만 밝은 표정으로 답을 이어갔다. "팝가수 제이슨 므라즈를 좋아하고 닮고 싶다"고 말하면서 그의 노래 한 소절을 흥얼거리고, "삶을 닮은 음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또 한 소절을 부른다.
"저 같은 경우는 음악이 답이죠.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고 성장해야 하는 것 같아요. 최근 어떤 칼럼니스트가 쓴 '음악으로 뜨는 시대는 갔다'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래도 꾸준히 하면 알아주지 않을까요(웃음)? 제이슨 므라즈를 정말 좋아하고 그를 닮고 싶어요. 아보카도 농사를 지으면서 곡을 만들고, 음반을 발표하면 투어를 하면서 팬들을 만나고요. 저도 제이슨 므라즈를 닮고 싶고,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요."
유승우는 그러면서도 한 번에 큰 인기를 얻는 반짝 스타보다 차근차근 한 단계씩 성장하는 가수를 꿈꿨다. 앞으로 발표될 앨범에는 하나씩 그의 색깔을 칠하고, 음악적으로도 한 단계씩, 끝없이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었다.
"한번에 '빵' 뜨고 싶은 것보다 계단처럼 차근차근 쌓고 싶어요. 어리니까 그게 더 맞는 것 같고요. 사람이 뭘 하든 쉽게 사그라지는 사람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거품이면 안 되니까 실력이든 노래든 작곡이든, 차근차근 내 생각을 조금씩 더 많이 담은 앨범이 됐으면 좋겠어요. 다음 앨범에는 음악적으로 제 고집을 조금 더 부려보고 싶어요. 내 이름으로 남는 내 앨범이니까 내 이야기를 담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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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