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일 대장정 마감’ 조범현, “아직 갈길이 멀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2.10 13: 27

“아직 멀었다. 2군 리그 참가해서 성적내려면 더 보강해야한다”.
주위에서는 “kt가 짧은 기간 동안 선수들을 잘 조련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지만 조범현 kt 위즈 감독은 “갈길이 멀다”며 선수들을 강하게 단련시키고 있다. 작년 11월말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리고 신예 선수들을 조련해온 조범현 감독은 10일(한국시간) 애리조나 전훈을 마치면서 “2군 리그에서 제대로 뛸 전력이 안됐다. 투수진은 제구력을 더 향상해야하고 수비력도 많이 부족하다”며 2차 전훈지인 대만에서 더욱 선수들을 조련하겠다고 밝혔다.
조 감독은 “작년 10월 남해 캠프부터 긴 전지훈련을 가지면서 선수들이 많이 지친 것 같다. 10일전까지만 해도 컨디션들이 괜찮았는데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생각들이 들면서 긴장이 풀린 것 같다”며 대만에서는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것을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이날 전훈 캠프를 마무리하면서 가진 12이닝 자체 청백전을 가진 후 조 감독은 평소와는 다르게 선수들의 미팅을 가졌다. 조 감독은 둥그렇게 선수단을 모은 후 “모두 스파이크와 양말을 벗고 그대로 잔디위에 누워서 얘기를 들어라. 지금 우리는 어디까지 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기량을 향상시킬 것인지를 스스로 생각해보라”며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 조 감독은 “오늘 야간 훈련 일정은 취소한다”며 피로에 쌓인 선수들을 독려했다. 감독도 훈련량이 많았다는 것을 알고 선수들에게 조금의 휴식을 챙겨준 것이다.
kt는 같은 투산에서 캠프 중인 신생팀 형님구단인 NC 다이노스 등과 평가전에서 1무 4패를 기록했다. 비록 승리는 없었지만 작년 신생팀 돌풍에 이어 올해 4강까지 넘볼 전력으로 향상된 NC를 상대로 선전했다는 평가이다. 현지에서 평가전을 지켜본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조 감독이 짧은 기간 선수들을 잘 단련했다. 타자들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간다”며 후한 평가를 했다. 또 주변의 다른 인사들도 “작년 남해 캠프때에는 대학팀과 붙어도 안될 정도로 형편이 없었는데 이제는 2군 리그서도 호성적이 기대될 정도로 많이 좋아졌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NC와의 마지막 평가전서 1-3으로 선전하고 패한 것에 대해 조 감독은 “NC가 봐준 것이다. 막내팀 선수들 너무 기죽을까봐 살살한 것 같다”며 전날 15-3으로 완패한 것에 더 반성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이번 전훈의 성과를 묻는 질문에 “투수진에서는 우완 박세웅이 기대한대로 성장하고 있고 포수 안중렬이 빠르게 크고 있다. 안중렬은 강한 어깨 등 수비력이 좋다”고 평했다.
한편 최근 사장과 단장이 이례적으로 함께 하차, 애리조나 현지 선수단 분위기도 뒤숭숭했으나 이제는 안정이 됐다. 조 감독은 “신임 단장 내정자와 어제 전화통화를 했다. 구단 인사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선수단을 잘 지도해달라고 했다”며 변함없는 지원을 기대했다.
사실 신생팀 kt는 올 시즌 2군인 퓨처스리그 성적보다도 내년 1군리그 출전을 위한 선수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 시즌 종료 후 9개구단으로부터 ‘20인 보호선수외 1명 지명’을 위한 지원은 물론 전력의 핵심이 될 FA(프리 에이전트) 쟁탈전에서 승리하려면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54개의 계열사로 이뤄진 거대그룹 KT의 위상에 걸맞는 신생팀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 선수 보강만 제대로 이뤄지면 선수들을 잘 단련시키고 있는 kt가 내년 1군에서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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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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