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쇼트트랙 1500m 정상에 오른 찰스 해믈린(30, 캐나다)이 '빅토르 안' 안현수(29, 러시아)에게 경의를 표했다.
세계랭킹 1위 해믈린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남자 1500m 결승에서 1위를 차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은 한티안유(중국, 2분15초055), 동메달은 '빅토르 안' 안현수였다.
지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500m와 5000m 계주 금메달리스트인 해믈린은 단거리뿐만 아니라 장거리에서도 강세를 보이며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에서 1500m 정상에 올랐다. 올림픽 금메달만 3개째.

그런 그가 안현수를 언급했다. 러시아 언론들에 따르면 해믈린은 "지난 2년 동안 빅토르 안과 함께 다시 뛸 수 있어 기뻤다"면서 "내 기억에 2006년의 그는 최고의 선수였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그를 존경한다. 빙상에서 그와 함께 경쟁하면 이기기 힘들다. 빅토르는 아주 강한 상대다. 그런 레전드를 이겨 더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해믈린은 지난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에 출전해 안현수가 버틴 한국에 밀려 단체전 은메달에 그쳤다. 특히 1500m에서는 결승전에서 4위에 그쳐 안현수가 정상에 오르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당시 안현수는 3관왕에 오르며 세계 최고 쇼트트랙 강자로 군림했다.
해믈린은 그동안 큰 부상 없이 꾸준하게 국제대회를 치르며 수많은 경력을 쌓았다. 그러나 공백기를 벗어나 오랜만에 돌아온 안현수와 올림픽 무대를 함께 치른 소감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같은 베테랑으로서의 감회와 존경의 뜻을 밝힌 셈이다.
이날 안현수는 동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안현수는 러시아에 이번 올림픽 5번째 메달이자 역대 최초 쇼트트랙 메달을 안겼다. 코치들은 물론 안현수 스스로도 만족스런 웃음을 가득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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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