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이승훈(26)에 이어 모태범(25, 이상 대한항공)까지 가로막은 네덜란드의 벽은 한없이 높았다.
모태범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2차 레이스서 34초85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1차 레이스 34초84의 기록을 더해 합계 69초69로 4위에 오르며 메달이 좌절됐다. 금메달은 미첼 뮬더(69초31) 은메달은 얀 스메켄스(69초32) 동메달은 로날드 뮬더(69초46, 이상 네덜란드)가 휩쓸었다.
19조에서 경기를 마친 모태범에게는 동메달의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벽은 높았다. 미첼 뮬더와 로날드 뮬더 형제, 그리고 스메켄스가 메달을 싹쓸이하며 모태범의 올림픽 2연패를 가로막았다. 단거리의 강자 뮬더 형제는 1, 2차 레이스 모두 역주를 펼치며 메달권을 마크했고, 월드컵 시리즈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보이지 못한 스메켄스도 폭발적 레이스를 펼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빙속의 제왕 네덜란드가 다시 한 번 위력을 발휘한 경기였다. 네덜란드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경기에서도 메달을 독식했다. 선두주자는 '장거리 최강' 스벤 크라머(28, 네덜란드). 크라머는 이날 경기서 6분10초76의 기록으로 4년 전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올림픽 기록을 경신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는 얀 블록후이센(네덜란드, 6분15초71) 3위는 요리트 베르그스마(네덜란드, 6분16초66)이 차지해 네덜란드가 1, 2, 3위를 독식하면서 포디움은 오렌지빛 물결로 넘실거리게 됐다.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는 네덜란드의 벽은 장거리에 이어 단거리에서도 빛을 발했다.
지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자신들의 텃밭인 빙속에서 이승훈과 모태범에게 메달을 내준 것이 내심 분했는지 금은동을 싹쓸이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불태운 이들은, 빙속강국다운 위엄을 뽐내며 5000m에 이어 500m까지 휩쓸며 자신들의 강함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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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