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이현동에게 명품 슬라이더 전수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2.11 13: 00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삼성)가 이현동에게 자신만의 필살기를 전수했다.
사연은 이렇다. 이현동은 지난 5일 괌 1차 캠프에서 열린 자체 평가전을 앞두고 배영수와 캐치볼을 했다. "선배님, 슬라이더 던지겠습니다". 이현동은 배영수를 향해 이렇게 외쳤다. 하지만 배영수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이현동을 불러 슬라이더 그립을 잡는 요령에 대해 자세히 알려줬다.
배영수의 슬라이더는 국내 최고다. 그는 150km 안팎의 빠르고 묵직한 직구와 130㎞ 후반대의 예리한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며 한국 프로야구를 평정했다. 당시 그는 "마음만 먹으면 삼진을 잡았을 정도"라고 말할 만큼 그 위력은 단연 으뜸이었다.

이현동은 "예전부터 슬라이더를 제대로 던지고 싶었는데 손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배영수 선배님께서 알려주신 뒤 손에서 빠지지 않고 예리하게 잘 들어간다"며 "내게 딱 맞다. 올 시즌 슬라이더 덕분에 발전할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배영수는 산전수전 다 겪은 투수다. 2004년 정규시즌 MVP와 투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차지하며 정상 반열에 올랐고 2005, 2006년 삼성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07년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하향 곡선을 그리며 벼랑 끝에 처하기도 했지만 끊임없는 노력 끝에 잃어버린 구속과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는 지난해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오르기도.
그렇기에 장차 삼성 마운드를 이끌 이현동에게 배영수는 살아 있는 교과서나 다름없는 존재다. 이현동은 슬라이더 뿐만 아니라 배영수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배울 계획이다.
LA 다저스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은 2006년 프로 데뷔 첫해 좌완 구대성으로부터 서클 체인지업을 전수받았다. 이는 류현진을 당대 최고의 투수로 만든 최고의 아이템이었다. 알고도 못칠 만큼 그 위력은 대단했다.
배영수에게서 슬라이더를 전수받은 이현동도 상승 곡선을 타게 될지 주목된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