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박서준이 드라마 한 편으로 쑥 자라났다. 훈훈한 마스크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는 흡입력 있는 연기로 안방을 자신의 영역으로 물들여가고 있다.
박서준은 현재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 출연 중이다. 이번 주 2014 동계올림픽 때문에 드라마가 결방됐으나, 평소대로 전파를 탔다면 주요 포털사이트 곳곳에 그에 대한 기사가 올라왔을 상황이다. 그만큼 박서준의 영향력은 커졌다. 극 초반 선배 배우들에게 밀렸던 그가 동등하게 자신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극 초반 박서준은 한혜진-이상우, 김지수-지진희가 두 축을 이루고 있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상대배우 한그루와 감초 역할로 모습을 드러냈다. 매력적인 캐릭터였지만, 두 선배 커플들의 아성에 가려져 있었던 것이 사실. 그러던 박서준이 어느 순간 극의 중심에 섰다. 그의 감정을 따라 스토리가 전개되고, 주변 캐릭터들이 변화하는 등 중심 역할을 해내고 있다.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박서준이 맡은 역할은 아픈 성장 배경을 가지고 있는 송민수다. 한 번도 따뜻한 가족을 가져본 적이 없었던 그는 나은영(한그루 분)과의 사랑으로 인생 역전을 꿈꿨다. 대단한 경제적 부를 성취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가족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것. 하지만 은영의 언니 나은진(한헤진 분), 자신의 매형 유재학(지진희 분)이 불륜사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상황이 급변했다. 포인트는 '불륜'이 아니라 은진에 대한 복수심으로 저지른 자신의 뺑소니 사고였다. 그는 결국 은영과 이별을 선언했고 방황하기 시작했다.
박서준은 사랑의 설렘에 이어 이별의 아픔이라는 감정의 온도 차를 극복하고 이를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민수가 은영에게 이별을 통보한 후 아버지의 산소를 찾아가 오열하던 장면은 압권으로, 그는 토해내 듯 눈물을 흘리며 표현할 수 없는 상실감을 털어냈다. 이는 박서준의 연기력을 드러낸 장면이다.
박서준은 '따뜻한 말 한마디' 첫 등장부터 남달랐다. 낮에는 은행 청경 반장으로, 밤에는 우동집 아르바이트생으로 열심히 뛰는 열혈 청년으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산 것. 군기가 바짝 든 모습은 귀여웠고, 은영과 벌이는 신경전은 풋풋했다. 그는 여기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입지를 넓혀가며 '배우 박서준'으로 쑥 자라났다.
사실 박서준은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2년 드라마 '드림하이2'로 데뷔했고, 이후 KBS 시트콤 '패밀리', MBC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 등을 통해 경험을 쌓아왔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박서준은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또 부지런하게 성장하며 보는 이들을 즐거움을 주고 있다. 그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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