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해진, 유인나가 전혀 다른 짝사랑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 중인 두 사람은 극에서 가슴 아픈 짝사랑의 주인공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극중 이휘경(박해진 분)은 15년 동안 천송이(전지현 분)만 바라본 순정남으로, 유세미(유인나 분)는 송이만 바라보는 휘경을 남몰래 짝사랑한 소꿉 친구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두 사람의 짝사랑은 다른 향기를 풍기고 있어 눈길을 끈다.
휘경은 송이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놓을 만큼 헌신적인 모습. 반면 세미는 휘경의 사랑을 얻지 못하는 것을 송이의 탓으로 돌리며 가슴에 분노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휘경은 '너무' 완벽하다. 186cm 큰키와 조각 같은 얼굴, 황금 비율 몸매로 시선을 압도한다. 자기 잘난 맛에 살아도 부족할 텐데 그는 송이를 위해 살아 간다. 꿈에서나 만날 것 같은 여심 맞춤형 스펙이다.
최근 휘경은 송이가 불의의 사고에 휘말리면서 형 이재경(신성록 분)의 실체를 알게 됐다. 무자비한 범죄를 저질러온 재경의 과거를 알면서 그는 결정적인 선택의 순간에 놓였다. 형을 멈추게 하고 모든 불행을 끝내야 할지, 모른 척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려야 할지에 관한 문제다.
반면 세미는 휘경의 사랑을 얻지 못한 것을 송이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는 송이의 그늘에서 살아왔던 15년의 시간을 보상받기 위해 복수를 이어가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 송이의 뒤통수를 치는 철두철미한 면을 드러내는 등, 마치 송이를 무찌르고 휘경의 사랑을 얻기 위해 살아왔다는 듯 모든 신경을 한 곳에 집중시키고 있다.
다른 방식이지만, 두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짝사랑의 힘이 컸다. 휘경은 송이에 의해, 송이를 위해, 송이를 바라보는 인생을 살았다. 위태위태한 재벌 2세의 삶이 평화로웠던 건 송이에게 온 신경을 집중시키다 보니 주어진 선물이었다. 계산없이 사람을 대하고 미워하기보다는 호감을 대하는 법 역시 그 덕에 가능했다.
오랜 시간 무명이었던 세미가 끈질기게 연예계에 남을 수 있었던 것도 휘경에 대한 짝사랑이 컸다. 호시탐탐 송이를 밟고 일어날 순간을 노려왔던 그는 극적인 순간을 맞았다. 송이가 몰락한 틈을 타 정상에 섰고, 자리를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안타깝게도 이들의 짝사랑에는 빨간불이 들어와있다. 휘경이 바라보는 송이가 도민준(김수현 분)과 사랑을 나누고 있기 때문. 한 마디로, 휘경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고, 이 허망한 기운을 만끽할 여유도 없이 형의 문제로 골치가 아파졌다. 이는 세미도 마찬가지다. 송이가 '아니'라고 하면 휘경이 돌아봐줄 줄 알았는데 친구로도 안되겠다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들었다.
오늘도 짝사랑을 하고 있는 두 남녀, 휘경-세미는 아프다. 앞으로 종영까지 5회를 남겨두고 있는 '별에서 온 그대'에서 이들이 어떤 마침표를 찍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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