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범(25, 이상 대한항공)의 올림픽 2연패를 좌절시킨 미첼 뮬더(28, 네덜란드)의 눈물이 화제다.
미첼 뮬더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2차 레이스서 모태범과 함께 19조로 출전했다. 1,2차 합산 69초 31을 기록한 미첼 뮬더는 네덜란드 대표팀의 동료 얀 스메켄스(69초32)를 0.01초 차이로 따돌리고 극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차 레이스에서 모태범은 34초85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모태범은 1차 레이스 34초84의 기록을 더해 합계 69초69로 4위에 오르며 아쉽게 메달획득이 좌절됐다. 썩 나쁘지 않은 기록이었지만, 네덜란드 선수들의 기록이 워낙에 월등했다.

경기 후 뮬더는 자신의 금메달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모태범을 비롯해 나가시마 게이치로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았기 때문. 자신이 금메달을 딴 것을 뒤늦게 확인한 뮬더는 빙판 위에서 눈물을 펑펑 흘려 관중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69초46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딴 쌍둥이 형제 로날드 뮬더는 미첼 뮬더에게 안아주며 축하인사를 건넸다.
뮬더는 네덜란드 언론 ‘볼크스크란트’와 인터뷰에서 “결승점을 통과했을 때 내가 무엇을 했는지 전혀 몰랐다. 금메달인줄 몰랐다”면서 기뻐했다고 한다. 반면 간발의 차로 은메달로 밀려난 스메켄스는 한 동안 고개를 떨궜다. 이어 ‘볼크스크란트’는 “한국의 챔피언 모태범은 4위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삼총사는 시상식에서 금은동을 점령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미첼 뮬러는 조국 네덜란드에게 세 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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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