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컬링 대표팀이 숙명의 한일전서 올림픽 첫 승을 거뒀다.
신미성(36)과 김지선(28) 이슬비(26) 김은지(25) 엄민지(23, 이상 경기도청)으로 구성된 여자 컬링 대표팀(세계랭킹 10위)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큐브 컬링센터에서 열린 컬링 라운드 로빈 세션 2 일본(세계랭킹 9위)와 경기서 12-7승리를 거두며 올림픽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랭킹 10위로 본선 진출 10개국 중 랭킹이 가장 낮은 한국으로서는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가 중요했다. 하필이면 상대도 숙명의 라이벌 일본. 랭킹 9위의 일본은 한국에 있어 '해볼 만한 상대'였고, 최근 상승세에 있는 한국은 올림픽 3회 출전에 빛나는 노련한 일본팀을 잡아내며 역사적인 올림픽 첫 승을 거뒀다.

1엔드를 선공으로 시작한 한국은 2, 3번째 스톤부터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으로 오히려 일본에 분위기를 내줬다. 버튼에 가까이 붙인 스톤이 번번이 테이크 아웃으로 밀려나며 하우스 안에 스톤을 하나도 남기지 못한 한국은 0-2로 뒤진 채 1엔드를 마쳤다.
하지만 후공에서 시작한 한국은 2엔드서 스톤 3개를 하우스 안에 갖다 놓으며 그 중 2개를 일본보다 가까이 붙여 2점을 획득, 2-2로 균형을 맞췄다. 3엔드에서는 2개의 스톤을 하우스 안쪽에 가져다놨으나 일본이 마지막 여덟번째 스톤을 한국보다 가깝게 버튼에 붙이면서 1점을 추가, 2-3으로 다시 앞서갔다.
후공으로 시작한 4엔드는 한국의 분위기였다. 일본 요시다 치나미의 실수까지 겹친 가운데, 마지막 여덟번째 투구에서 일본의 스톤을 테이크아웃한 한국은 2점을 획득하며 4-3으로 이번 경기 첫 리드를 잡았다.
리드를 잡고 맞이한 5엔드 첫 번째 선택은 가드였다. 한국은 5엔드서 센터라인을 중심으로 가드를 세워나가며 차근히 경기를 풀어갔다. 상대의 테이크아웃에도 흔들리지 않고 가드를 세우며 버튼 가까이 붙인 스톤을 보호했다.

하지만 일본이 여섯 번째 투구에서 한국의 스톤을 밀어내면서 승부수를 띄울 필요가 생겼다. 나란히 선 세 개의 스톤을 피해 프리즈를 선택한 한국은 버튼 가까이 마지막 스톤을 붙이며 공략했지만 후공인 일본의 마지막 스톤이 한국의 스톤을 밀어내며 더 가까이 자리해 결국 2점을 내주고 말았다.
5엔드까지 4-5로 뒤진 한국은 후공으로 시작한 6엔드에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하우스 근처에 스톤이 밀집하면서 상황이 한국에 유리하게 흘렀고, 일본에 비해 두 개의 스톤을 버튼에 가까이 붙인 가운데 마지막 스톤까지 버튼 안에 놓으며 3점을 획득, 단숨에 7-5로 경기를 뒤집은 것.
일거에 3점을 뽑아내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한국은 7엔드서 아쉽게 2점을 내줬다. 2엔드에 이어 다시 한 번 7-7 동점이 된 한국과 일본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상황에서 8엔드를 맞이했다. 후공에서 최대한 많은 득점을 올려야하는 컬링의 특성상 한국은 8엔드 마지막 투구로 일본의 스톤을 테이크아웃하며 다시 2점을 획득, 9-7로 앞서갔다.
두 번의 엔드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2점의 리드를 확보한 한국은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9엔드 첫 번째 투구로 버튼 가까이 스톤을 붙인 한국은 두 번째 투구에서 가드를 세우며 선공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스톤 세 개를 남겨둔 상황에서 버튼에 하나, 하우스 라인에 하나를 놓고 센터라인 가드로 보호한 한국은 버튼에 놓인 스톤을 지키는데 주력하며 역으로 1점을 획득, 점수차를 3점으로 벌렸다. 최후의 10엔드만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3점의 점수차는 매우 컸다.

9엔드를 따내며 10엔드서도 선공으로 시작한 한국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경기를 운영했다. 3점의 격차를 만회하기 위한 일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스킵 김지선의 마지막 투구에서 버튼 가까이 있던 일본의 스톤을 테이크아웃하며 승리까지 한 걸음만을 남겨뒀다. 일본은 더블 테이크아웃으로 막판 역전승을 노려봤으나 오히려 자신들의 스톤이 하우스 밖으로 밀려나며 한국의 첫 승 제물이 됐다.
일본전에서 기분 좋은 올림픽 첫 승을 거둔 한국은 12일 오전 0시 스위스와 라운드 로빈 세션 3 두 번째 경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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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