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안방극장 여심을 틈새공략하는 남자들이 있다. 드라마 속에서 남자 주인공 만큼이나 달콤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박서준, 박해진이 그 주인공이다.
박서준은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마음 속 상처를 간직했지만 올곧은 인생을 살아가고자 하는 송민수 역으로 열연 중이다. 극 중 그는 불륜 가정에서 자라나 불행한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을 안고 있지만 누나 송미경(김지수 분)에게는 그 누구보다 상냥한 동생으로, 연인 나은영(한그루 분)에게는 반할 수밖에 없는 바른 남자로 살아가고 있다.
그런 송민수를 연기하는 박서준은 그보다 비중이 높은 남자주인공이 둘이나 있음에도 이에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특히 불륜극이라는 드라마의 특성 상 불륜과 정반대되는, 바른 사랑을 지켜나가려는 송민수의 캐릭터가 여심을 술렁이게 한다. 따뜻하고 상냥한 남동생 그리고 연인과의 사랑을 소중히 하는 남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을 법한 인물이다.

박서준의 훤칠한 외모도 물론 이 같은 설렘에 플러스 요인이다. 그는 큰 키와 깔끔한 외모로 송민수를 완성한다. 사실 송민수는 직업도, 돈도, 그다지 내세울 것 없는 인물. 그럼에도 박서준은 이 '내세울 것 없음'을 초라함이 아닌 아련함으로 변모시킨다. 여기에 그가 가진 어린시절의 아픔까지. 박서준이 표현하는 송민수는 여성 시청자들의 모성애를 자극하기 안성맞춤이다.
박서준이 정도를 걷는 선비 같은 남자라면,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속 박해진이 분한 이휘경은 한 여자만 바라보는 해바라기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오직 천송이(전지현 분)만을 사랑해온 순정남의 정의와도 같다. 천송이가 다른 이를 짝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의 마음은 변함없다.
이휘경의 매력은 이 한결같음에서 나온다. 그의 한결같은 짝사랑은 때론 그를 어린아이처럼, 때론 키다리 아저씨처럼, 그리고 지독한 순정남처럼 만든다. 아이처럼 질투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천송이 뒤에서 그를 지원하고, 목숨을 던지기도 한다. 짝사랑이라는 하나의 감정에서 이처럼 다양한 매력이 파생된다.
박서준과 같이 박해진도 사랑스런 외모로 여심을 보다 들끓게 한다. 큰 키와 함께 그가 선보이는 훈남 패션도 이 같은 인기에 일조한다. 천송이가 이렇게 잘생기고, 돈도 많고, 상냥한 남자를 사랑하지 않는 이유를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다.
'따뜻한 말 한마디', '별에서 온 그대'는 종영까지 각각 2회, 5회의 방송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 두 사람의 여심 틈새공략이 마지막까지 빛을 발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mewolo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