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부대' 여자 컬링 대표팀, 올림픽 첫 승 감동 안겼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2.11 17: 22

자신들을 두고 스스로 '외인부대'라고 칭하는 여자 컬링 대표팀이 첫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숙적'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진한 감동을 안겼다.
신미성(36)과 김지선(28) 이슬비(26) 김은지(25) 엄민지(23, 이상 경기도청)으로 구성된 여자 컬링 대표팀(세계랭킹 10위)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큐브 컬링센터에서 열린 컬링 라운드 로빈 세션 2 일본(세계랭킹 9위)와 경기서 12-7승리를 거두며 올림픽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얼음판 위의 체스'라는 별명처럼 지략을 다투는 컬링은 하는 재미도, 보는 재미도 짜릿한 스포츠다. '하우스(표적)'를 향해 미끄러져가는 스톤을 따라 스위퍼가 브룸을 이용해 빗질을 한다. 20kg에 육박하는 스톤을 얼마나 하우스에 가깝게 이동시키느냐에 따라 득점이 갈리는데, 위치선정과 경로선택, 스위핑의 정도가 절묘하게 얽혀있는 두뇌싸움이다.

그 치열한 두뇌싸움에 한 번 푹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 중독적인 재미가 있어 북중미나 유럽 등 컬링 강국에서는 매니아층의 인기도 두텁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생소한 스포츠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최승돈 KBS 아나운서가 "한국 사상 최초로 컬링 경기를 중계하게 됐다. 사상 처음으로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중계한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을 정도다.
한국 컬링의 환경과 선수들이 품은 이야깃거리는 이들이 스스로를 '외인부대'라고 부르게 할 정도로 드라마틱하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출신의 스킵 김지선은 중국으로 컬링 유학까지 다녀왔다. 당시 인연을 맺은 중국 컬링 국가대표 쉬야오밍(29)과 결혼해 이번 올림픽에 함께 참가했다.
예쁘장한 외모로 많은 관심을 모은 이슬비는 고교 때까지 컬링 선수로 뛰었으나 팀이 해체되며 선수 생활을 포기, 유치원 선생님으로 일하며 컬링의 꿈을 접었다. 맏언니인 신미성은 팀을 위해 출산을 미뤘다. 김은지는 다니던 대학교까지 중퇴하고 팀에 합류했다. 정영섭 감독이 이들을 한 데로 모아 '외인부대'를 꾸렸고, 그 외인부대가 올림픽 무대 출전권을 따냈으며 기어코 첫 승까지 거뒀다.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의 감동 드라마는 이제 겨우 첫 장이다. 아직 풀리그에서만 8번의 경기가 더 남아있다. 실력만으로는 세계 정상급이 부럽지 않다는 외인부대가 보여줄 감동적인 '언더독의 반란'을 기대해보자. 한국은 12일 오전 0시 스위스와 라운드 로빈 세션 3 두 번째 경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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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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