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프링 "만약 강민호 안 잡았다면 재앙"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2.12 06: 39

"만약 강민호와 계약을 안 했더라면 그게 재앙 아니었겠는가."
롯데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시즌, 옆집 아저씨같이 푸근한 미소가 돋보이는 크리스 옥스프링(37) 역시 올 시즌 롯데 우승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옥스프링은 10일 인천공항에서 롯데 선수단과 합류했다. 그는 호주에서 날아왔고, 롯데 선수단은 미국 애리조나 캠프를 마친 뒤 일본 가고시마로 향하기 위해 잠시 인천공항을 찾았던 것. 지난해 함께 울고 웃었던 동료들과 조우를 한 옥스프링은 11일부터 시작된 훈련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일과시간이 끝난 뒤 옥스프링과 이야기를 할 시간을 얻었다. 엄정대 1군 매니저 방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옥스프링은 다다미 방에서도 편한 듯 책상다리를 한 채 이야기를 했다. 앉은 자세부터 영락없이 절반쯤 한국 사람이었다. 과거 사도스키처럼 한국어에 능하지는 않지만, 저도 모르게 '아이씨'와 같은 감탄사를 뱉을 정도는 됐다.
옥스프링은 애리조나 전지훈련에 합류하지 않았다. 호주부터 미국 본토까지 거리가 너무 멀었기 때문이다. 대신 체계적으로 스케줄을 짜서 부족함 없이 몸을 만들어왔다. 그는 "러닝과 캐치볼은 물론이고 불펜 피칭까지 60~70개 가량 했다. 현재 몸 상태는 60~70% 정도인데 남은 기간동안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와 헤어진 지난 몇 달동안 옥스프링은 동료들을 무척이나 그리워했다. 그는 "합류해서 동료들을 만나 정말 기뻤다. 특히 (강)민호와 (문)규현, (용)덕한, (박)기혁, (박)준서 등 여러 친구들이 먼저 장난도 걸어오고 해서 반가웠다"며 미소지었다.
어느덧 옥스프링은 한국 나이로 서른여덟. 야구도 좋지만 한 가정의 가장으로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게 힘들수도 있다. 그래도 옥스프링은 "내가 롯데에서 뛰는 걸 아내가 자랑스러워 한다. 롯데와 같이 열정적이고 환상적인 팬들을 가진 팀에서 뛰는 것에 만족하더라. 올해도 1~2번 정도 한국을 찾아올 예정"이라고 했다.
 
옥스프링은 한국 프로야구에 얼마 없는 너클볼러다. 70% 이상 너클볼을 던지는 진정한 의미의 너클볼러는 아니지만, 종종 너클볼을 던져 타자 타이밍을 빼앗는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자주 너클볼을 던질 것"이라고 선언한 옥스프링은 직접 그립을 쥐어 보이면서 "팀 웨이크필드와 나는 다른 방법으로 너클볼을 던진다. 그는 공을 놓는 것처럼 던지는데 나는 손목으로 때리는 것처럼 던진다"고 설명했다.
작년 옥스프링은 팀 최다인 13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지만 정작 롯데는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옥스프링 역시 "정말 아쉬웠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래도 올 시즌 롯데가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민호가 팀에 남은데다가 히메네스와 최준석이라는 힘있는 타자를 영입했다. 여기에 장원준도 복귀했다"고 반겼다.
특히 FA 강민호를 붙잡은 것에 대해 "만약 그를 놓쳤다면 롯데에 재앙이 됐을 것이다. 성적과 흥행 모두 말이다. 그만한 돈을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라고 힘줘 말했다.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옥스프링은 "내 나이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매일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한다. 롯데가 지난해 얻은 또 한 명의 '복덩이' 옥스프링이 한국에서의 네 번째 시즌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cleanupp@osen.co.kr
아래: 너클볼 그립을 설명하는 옥스프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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