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타자 집결지' AL 동부, 윤석민 새 둥지 되나?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2.12 06: 39

지금까지 거론된 팀들이 전부라면, 현 상황에서 윤석민의 행선지는 아메리칸리그 동부가 될 확률이 매우 크다.
FA 우완투수 윤석민에게 관심을 갖는 팀들이 하나씩 수면 위로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가운데, 이제는 거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팀들만 남았다. 다른 리그나 다른 지구 팀들의 경우 윤석민을 데려갈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최근까지 윤석민이 텍사스 레인저스로 갈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했지만, 텍사스는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각) 우완 토미 핸슨을 영입했다. 뜻밖의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한 데릭 홀랜드가 돌아오기 전까지 활용될 투수로 텍사스는 윤석민 대신 핸슨을 택했다. 텍사스가 추가로 윤석민까지 데려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 현지 언론들이 주로 언급하고 있는 윤석민 영입 후보 팀들 중에서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보스턴 레드삭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남았다. 이들 중 애리조나를 제외한 팀들은 모두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이다.
유일한 내셔널리그 팀인 애리조나 역시 윤석민과 계약할 징조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애리조나는 8일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투수 중 하나인 우완 브론슨 아로요와 계약했다. 애리조나는 아로요에게 2년 2350만 달러(약 253억원) 계약을 안겼다. 윤석민의 예상 몸값보다는 훨씬 높은 금액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한 팀들뿐이다. 물론 선발 보장은 없다. 토론토와 보스턴, 볼티모어 중 어느 팀으로 가더라도 4~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이 팀들에는 빅리그 경력이 많은 투수들은 물론 빅리그 정착을 기다리는 젊은 유망주들도 다수 포진해있다.
선발 경쟁에서 살아남아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한다 하더라도 험난한 상대 타선과의 싸움을 견뎌내야 한다. 같은 지구 팀들과의 맞대결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강타선이 많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는 부담스럽다.
최고의 격전지인 이 지구에서 어느 팀을 택하더라도 만만한 길은 없다. 탬파베이 레이스, 뉴욕 양키스는 피할 수 없다. 특히 양키스는 이번 FA 시장에서 제이코비 엘스버리, 카를로스 벨트란, 브라이언 맥켄 등을 보강해 타선의 힘이 지난해에 비해 더욱 커졌다.
보스턴은 공격의 시발점인 엘스버리가 떠낫지만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팀인 만큼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토론토와 볼티모어는 과거와 현재의 홈런왕 호세 바티스타, 크리스 데이비스로 대표되는 팀이다. 이들 중 한 팀과 맞붙지 않으려면 그 팀과 계약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부터 윤석민은 리그 전체에서 가장 경쟁이 뜨거운 지구에서 강타자과 맞대결을 펼칠 확률이 크다. 어디에도 만만한 팀은 없지만, 한편으로 보면 각 팀 강타자들을 상대로 윤석민이라는 이름을 이른 시점에 알릴 기회이기도 하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팀과의 계약이 성사될 경우 그것이 윤석민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지켜보는 것 역시 많은 이들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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