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 콘셉트 대란에 대처하는 걸그룹의 자세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02.12 11: 40

올초부터 가요계를 뒤흔들고 있는 섹시콘셉트 경쟁에, 걸그룹들이 각기 다른 자세로 대응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나는 급이 다르다'고 강조하는 대형그룹부터, 아예 제대로 정점을 찍고 전쟁을 종식시키겠다는 전략까지 다양한 대처 방식이 드러나고 있다.
걸스데이와 AOA는 섹시 콘셉트의 필연성을 강조하는데 가장 중요한 케이스가 됐다. 섹시 콘셉트를 강화한 걸스데이가 한달 넘게 롱런을 하고 있는데다, 밴드로 시작한 AOA가 첫 음악방송 1위를 거머쥔 것도 바로 섹시 변신 덕이었기 때문. 이들은 모두 데뷔 후 2년 가량의 '미지근한' 반응을 섹시 콘셉트로 타파한 케이스로, 가요계에 "결국 섹시가 답이다"라는 말을 유행시킨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섹시 콘셉트 경쟁을 전략적으로 써서 그룹의 인지도를 한번에 높이고, 뮤직비디오 호응을 통해 SNS 점수가 많이 반영되는 음악방송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 이제 본격적으로 링 위에서 대결을 벌일 태세를 갖추게 됐다.
이미 수혜를 톡톡히 본 그룹이 나타나자, 이후 컴백부터는 뭐가 달라야 했다. 선미는 노출 중심의 섹시 콘셉트에 고혹적 이미지를 덧씌운다.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차용해 기존 노출 중심의 섹시 콘셉트에서 살짝 비켜가겠다는 것. 12일 공개된 신곡 '보름달' 티저 영상에서는 음산한 분위기 속 남자에게 접근해 목을 노리는 모습으로 충격적인 연출도 강행했다. 빨간 초, 박쥐 등의 스산한 분위는 묘하게 섹시한 선미의 색깔을 잘 드러내고 있다.
섹시 콘셉트가 후발주자들의 생존법으로 통용되다보니, 이미 정상에 선 대형그룹은 선긋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소녀시대는 "우린, 거기 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탈섹시 노선이다.
지난 11일 공개된 신곡 '미스터미스터' 티저 영상은 병원을 배경으로 한 듯한 공간에서 미지의 미션을 수행하는 미스터리걸로 변신한 멤버들을 공개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섹시 콘셉트는 아닐 것"이라면서 "이전의 곡처럼 메시지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예 갈 데까지 가보자는 정면돌파도 보인다. 스텔라다. 이왕 이렇게 된 것, '끝판'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몸매를 고스란히 드러낸 티저 사진에 이어 엉덩이가 대부분 노출되는 안무와 의상이 담긴 티저 영상을 선보인 이들은 12일 정오 뮤직비디오 본편을 선보이며 섹시 경쟁의 정점을 찍겠다는 전략이다. 수위로는 이 이상을 선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사실상 '끝장'을 보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섹시 콘셉트에 대한 피로도가 높다지만, 이같은 우려는 3일째 포털 검색어 1위를 휩쓸고 있는 폭발적인 반응 앞에 무색하다. 홈페이지는 일찍이 마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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