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영원한 '캡틴' 조성환(38)은 올해 특별한 각오와 함께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매년 전지훈련 캠프에서 선수들은 주전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이는 조성환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덧 최고참 선수가 됐지만, 여전히 주전 2루수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그는 "올해 다른 목표가 또 한 가지 있다"고 말한다.
바로 후배들로 하여금 긴장을 하게 만드는 것. 조성환은 "선수들 마음 속에 '내가 주전이니 경쟁이 끝났다'라는 생각이 들면 안 된다. 그래서 내 역할은 후배 선수들이 긴장하도록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는 것이다. 그게 우리 롯데 자이언츠 전통이다. 내가 주전 2루수로 도약할 때도 기라성같은 선배님들이 똑같이 하셨다"고 말했다.

작년 롯데 주전 2루수는 정훈이다. 게다가 올 시즌을 앞두고 기량이 급속도로 발전해 코칭스태프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조성환 역시 "작년 1년 주전을 한 것만으로도 정훈이 진짜 많이 성장했다. 나도 놀랄 정도"라고 말했다.
조성환이 보는 정훈은 어떨까. 그는 "포지션 경쟁자를 봤을 때 속으로 '이 선수는 내가 이길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고, '어떻게 할 수가 없겠다'라고 막막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지금 정훈을 보면 '이 선수를 내가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든다"고까지 했다.
조성환은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대한민국 최고 2루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팀에 우승이 있다면 선수에게는 골든글러브가 있다. 그만큼 가치있는 상"이라는 것이 조성환의 설명이다. 그는 올해 정훈을 두고 "충분히 (골든글러브) 경쟁하고 상을 받을만한 가능성과 재능이 있다. 그정도로 올해 정훈은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그렇지만 순순히 정훈에게 주전 2루수 자리를 넘겨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조성환은 "나도 철저하게 시즌을 준비하겠다. 만약 훈이가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내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게 당연한 것 아니겠냐"며 배트를 고쳐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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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일본)=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