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더 발라드, 단순한 콜라보레이션을 넘어 아이돌 가수 최고의 가창력을 뽐내는 무대가 이어졌다. 애절한 감성부터 부드럽고, 덤덤한 절제된 표현, 그리고 폭발하는 가창력까지 SM 소속 가수들의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SM 더 발라드 Vol. 2 조인트 리사이틀(SM THE BALLAD Vol. 2 Joint Recital)'이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렸다. 이번 공연은 SM엔터테인먼트의 발라드 프로젝트 SM 더 발라드의 두 번째 앨범 '브리드(Breath)' 발매 기념으로 이뤄진 것으로, 소녀시대 태연과 샤이니 종현, 엑소 첸, 에프엑스 크리스탈, 슈퍼주니어-M 조미, 장리인 등이 참여했다.
SM 더 발라드의 티저 영상과 팬들의 큰 함성으로 시작된 공연은 잔잔한 발라드로 분위기를 더했다. 첫 번째 무대를 장식한 것은 첸과 장리인. 두 사람은 '숨소리' 중국어 버전을 열창했다. 그동안 엑소로 무대 위에서 남성미 넘치는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주로 보여줬던 첸은 장리인과 입을 맞춘 발라드 곡으로 깊은 감성을 표현했다. 엑소의 첸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무대였으며, 팬들의 함성 또한 대단했다.

이어진 무대는 종현과 첸의 듀엣곡 '하루'였다. 이 곡은 이별 후 혼자가 된 일상이 자유롭다고 시크하게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이별의 아픔에 힘든 남자의 속마음을 그린 곡. 익히 가창력이 뛰어나기로 소문난 종현과 첸의 열창이 곡의 분위기를 잘 표현하면서도 기존의 모습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첸의 열창은 계속됐다. 토크 타임이 지난 후 첸은 크리스탈과 함께 '좋았던 건, 아팠던 건'을 불렀다. 첸과 크리스탈은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 곡을 대화하듯 밝게, 또 덤덤하게 부르며 하모니를 뽐냈다.
홀로 무대에 오른 조미는 '내 욕심이 많았다' 중국어버전을 열창했다. 조미의 열창과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이 어우러져 슬프지만 아름다운 무대를 완성했다. 이어 예성이 부른 '내 욕심이 많았다' 한국어버전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었다. 팬들은 오랜만에 보는 예성의 모습에 환호했고, 예성은 뮤직비디오지만 변함없는 가창력을 뽐내며 실력을 입증했다.
태연이 등장하자 남성 팬들의 함성이 더욱 커졌다. 태연은 '셋 미 프리(Set me free)'를 부르며 특유의 청아하고 호소력 짙은 보컬을 한껏 자랑했다. 몽환적인 느낌의 잔잔한 발라드를 잘 표현했으며, 한층 성숙해진 태연의 절제된 보컬이 돋보였다.
종현과 호흡을 맞춘 '숨소리' 한국어버전 역시 두 사람의 가창력이 돋보였다. 호소력 짙은 두 사람의 보이스와 종현의 애틋한 도입부, 태연의 감성적인 목소리가 잘 어울렸다. 절제된 감성을 표현한 두 사람의 보컬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막간 토크 타임에는 함께 호흡을 맞춘 파트너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첸은 '숨소리' 중국어버전을 함께 부른 장리인에 대해 "고마웠던 일은 있다. 중국어로 녹음을 하기 때문에 발음상의 이유로 힘든 것이 있다. 녹음할 때 장리인이 직접 와서 많이 도와줬다. 많이 고마웠다"고 말하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장리인 역시 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리인은 "첸은 고음이 너무 매력적이고 호흡도 잘 맞았다"며 "너무 착하다. 현장에서도 계속 웃어준다. 사람들을 볼 때마다 웃어준다. 내가 힘들 때도 '화이팅'을 외치면서 잘되자고 한다"고 말했다.
태연은 소녀시대의 컴백과 새 앨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태연은 새 앨범 '미스터미스터(Mr.Mr.)에 대해 "항상 앨범에 다양한 장르를 담는 편이라서 뭐라고 정의하기 힘든 앨범인 것 같다. 이번에도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종현은 "많은 분들이 들으면 중독될 것 같다. 몇 번 안 듣고 멜로디를 거의 다 외웠다. 그렇다고 무난하다고 할 수는 없고, 유니크하면서 소녀시대의 매력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곡이다. 좋은 노래"라고 말해 소녀시대의 컴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SM 더 발라드는 그동안 무대 위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주로 보여줬던 이들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깊은 감성이 베어나는 무대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각기 노래 잘하기로 소문난 멤버들이 뭉쳐 다양한 무대를 꾸미며 아이돌의 한계를 벗어난, 한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줬다.
한편 SM 더 발라드는 지난 10일부터 태연과 종현의 '숨소리' 한국어버전을 시작으로 11일 종현과 첸의 '하루', 12일 태연의 솔로곡 '셋 미 프리(Set Me Free)' 음원을 공개했다. 오는 13일에는 앨범 발매와 함께 예성과 조미가 부른 '내 욕심이 많았다' 한중일 3개 국어 버전, 첸과 크리스탈의 '좋았던 건 나빴던 건', '숨소리' 중국어 및 일본어버전 등 앨범 전곡 음원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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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