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범(25, 대한항공)이 1000m 승리의 열쇠로 꼽았던 초반 600m 전략도, 마지막 뒷심도 없었다. 500m에 이어 1000m에서도 아쉬움을 남긴 모태범이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을 빈 손으로 마무리했다.
모태범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서 1분 09초37로 결승선을 통과, 12위로 레이스를 마무리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브라이언 핸슨(미국)과 19조에 편성된 모태범은 아웃 코스에서 스타트를 끊었다. 200m 지점을 16초42로 통과한 모태범은 속도를 내며 핸슨을 제쳤다. 하지만 막판 레이스에서 모태범은 뒷심 부족을 보이며 역전을 허용했다.

모태범이 꼽은 승리의 키는 초반 600m였다. 모태범은 초반 600m서 41초91로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보여줬으나 원했던 만큼 초반에 격차를 확보하지 못했다. 초반 격차를 벌리지 못하자 레이스도 탄력을 받지 못했고, 마지막 400m 구간에서는 뒷심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당초 케빈 크로켓 코치는 "1000m에서 모태범이 초반 600m에 승부를 건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점쳤고, 모태범 본인도 "(메달)가능성이 있는 레이스를 하기 위해서는 데이비스나 네덜란드 선수들보다 잘할 수 있는 구간인 200m를 빠르게 통과해서 600m에서 앞서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바퀴에서 버텨내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경쟁력이 있는 초반 600m 구간에서 최대한 격차를 벌려놓는 것. 바로 이 '초반 600m' 작전을 위해 모태범은 전지훈련을 통해 체력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강세 속에 모태범의 작전은 아쉽게도 불발로 끝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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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