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의 18.44m]영광의 롯데 4번, 최준석 낙점된 이유 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2.13 06: 40

롯데 김시진 감독이 2014년 4번 타자로 최준석을 낙점했다.
최준석과 루이스 히메네스는 롯데가 올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영입한 중심타자다. 두 선수 모두 장타력을 갖춘데다가 타격 정확도도 뛰어나 중심타자로 출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롯데에 부동의 3번 타자 손아섭이 있다면, 최준석과 히메네스 가운데 누가 4번 자리에 들어가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
작년 롯데는 마땅한 4번 타자 적임자가 없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 감독과 박흥식 타격코치가 선발 라인업을 놓고 고민에 빠진 게 한 두번이 아니다. 단번에 중량감을 더한 롯데 타선을 생각하면 상전벽해다.

그래도 롯데 4번 타자는 최준석이다. 이유가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롯데 4번 타자라는 자리가 갖는 상징성이다. 롯데는 이대호라는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걸출한 4번 타자가 있었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전광판 라인업 네 번째 자리에는 항상 이대호가 있었다. 그를 대신할 선수이기 때문에 당연히 기량과 정통성 모두 따질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최준석이 있는 상황에서) 아무래도 외국인타자에게 4번 타자를 맡기기는 어렵다. 언제까지 롯데에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알다시피 롯데 4번 타자라는 자리가 갖는 상징성은 대단하다. (우리나라 선수에게) 맡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준석은 부산 출신은 아니지만 2001년 롯데에 입단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6년 두산으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거포 유망주로 활약을 펼쳤다. 4번 자리를 맡기 위해서는 기량이 제일 중요하지만, 롯데 팬들에게 어필할 정통성도 부족하지 않다.
두 번째 이유는 효율적인 타순 구성을 위해서다. 이미 롯데 3번 타자는 손아섭으로 확정됐다. 여기에 우타자인 최준석이 4번, 좌타자인 히메네스가 5번에 들어가면 '좌우좌' 클린업트리오가 완성된다. 중심타선을 구성할 선수들의 기량이 비슷하다고 가정했을 때, 이와 같이 좌우 징검다리로 라인업을 짜면 상대팀은 투수교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롯데 4번 자리는 선수에게는 영광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롯데는 개막전 4번 타자 유니폼에는 'L4(Lotte 4)'를 적어 넣는다. 4번 타자로 낙점받은 최준석이 '절친' 이대호가 만들었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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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일본)=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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