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의 진’ 김병현, “20년 스타일을 버렸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2.13 06: 40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는 ‘핵잠수함’ 김병현(35.넥센 히어로즈)이 ‘훈련 스타일’을 완전히 바꿨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넥센 스프링 캠프에서 1차 전훈 막바지 훈련에 한창인 김병현은 예전 메이저리거시절 보다도 훨씬 적은 훈련량을 소화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연습벌레’를 넘어 ‘연습중독’으로까지 불리던 김병현이 대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김병현은 팀의 오전과 오후에 걸친 5시간 정도의 훈련을 마치면 공과 바벨을 놓은 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예전 빅리거 시절 팀훈련을 마친 후에도 한참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실을 홀로 지키며 개인훈련을 쌓았던 김병현으로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한국무대로 복귀한 후에도 틈만나면 훈련을 하며 몸과 기술적 향상을 도모하던 것과는 비교된다.

이처럼 김병현이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대변신’을 하게 된 이유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의 부활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또 염경엽 감독과 트레이너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스프링캠프 시작 전 김병현에게 “올해는 선발이 아닌 불펜요원으로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일본 스타일 훈련 방식 대신 집중력 있는 훈련과 적절한 휴식을 조절하는 미국 메이저러그 훈련 방식을 택하는 것이 어떻겠냐. 지금은 나이 등을 감안할 때 무리한 일본 방식 보다는 집중력 있는 미국 스타일이 네게 맞는 것 같다”며 변신을 주문했다.
감독과의 협의 후 김병현도 지나친 훈련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판단을 내리고 중고등시절부터 몸에 베어 온 훈련 스타일에 변화를 주기로 한 것이다. 김병현은 어린 시절부터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시절, 그리고 지난 해까지 미국 스타일보다는 일본 스타일로 엄청난 훈련량을 스스로 소화해냈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김병현에게 만은 따로 개인 훈련을 지시할 것이 없을 정도였다.
김병현이 감독의 변신 주문을 받아들인 후 이지풍 트레이너 코치는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 방식부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했다. 이 코치가 짜준 프로그램만을 소화하며 현재 훈련 중으로 이전에 지나친 훈련량으로 흐트러진 몸의 밸런스를 되찾고 있다. 지나치게 많았던 롱토스 등 훈련을 줄이고 투구시 인터벌도 짧게 가져가고 있다.
이 코치는 “적지 않은 나이에 대단한 도전이다. 이전 훈련 방식을 완전히 버리고 새로 태어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올 시즌 성공 여부를 떠나 대단한 도전이라고 할만하다. 현재까지 훈련 성과도 좋다”며 올 시즌 김병현의 화려한 부활을 기대했다.
올해 연봉도 4억 원이나 줄어든 2억 원에 사인하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김병현은 “훈련 방식 변화의 성공여부를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 현재까지 나쁘지 않다”면서 “그동안 야구에 대한 생각이 너무 많았다. 올해는 ‘단순하게’, ‘본능적’으로 임하겠다”며 시즌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오랜 훈련 스타일을 버리고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김병현이 올 시즌 전성기의 날카로움을 다시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빅리그 시절 부와 명예를 안겨준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애리조나에서 김병현이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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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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