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김성주, 선수 마음까지 헤아린 급이 다른 해설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4.02.13 07: 36

방송인 김성주가 목이 터져라 소리를 높이며 태극전사들의 모습을 발빠르게 전했다. 그는 아쉬운 성적으로 빙상장을 떠나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까지 '힘찬 응원'을 보내며 급이 다른 해설자의 모습을 보였다.
김성주는 12일 MBC에서 방송한 '2014 소치동계올림픽' 중계방송 스피드 스케이팅 1000m 진행을 맡아 손세원 해설위원과 함께 자리했다. 스피드 스케이팅 1000m는 모태범 선수의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기대를 모았던 경기. 동시에 이규혁 선수의 마지막 동계올림픽 레이스로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다.
김성주는 중게 강행군으로 인해 목이 약간 쉬어있는 상태였으나,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한 진행으로 '스포츠 캐스터 갑(甲)'의 위엄을 드러냈다. 김성주는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 아나운서로 방송 생활을 시작,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다 일어나서도 경기 중계를 했을 정도로 캐스터 경험이 많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도 김성주의 모습은 '믿고 보는 김성주' 그대로였다. 그는 여러 나라 선수들의 이름을 말하면서 단 한 번도 버벅거리지 않았다. 분명한 발음으로 이름과 기록, 순위를 지속적으로 체크했다.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를 전달하며 신뢰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경기에서는 아쉽게도 메달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스피드 스케이팅 1000m에 출전했던 모태범, 이규혁, 김태윤 선수는 순위권 밖에 머물렀다. 하지만 김성주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고 해서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쟁쟁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 또 자랑스러운 경기를 펼쳤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이규혁 선수가 마지막 레이스를 마치자 손 해설위원과 손을 힘차게 흔들었다. 감정이 북받치는 듯 울컥한 목소리로 "올림픽에 5번이나 출전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대보다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 모태범 선수에게도 기운찬 목소리로 "실망할 필요가 없다"며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넸다.
김성주는 앞서 두차례의 중계에서 탁월한 강약조절로 쫄깃한 긴장감을 유발한 바 있다. 듣기 편안한 목소리와 깔끔하게 정돈된 설명, 쉬우면서도 재치 넘치는 어휘감각은 10년 넘게 아나운서로서 활동한 그의 경력을 증명했다. 선수들의 경기를 흥미진진하게 중계하면서도 경박하지 않고, 신나면서도 착착 감기는 목소리는 올림픽을 보는 또다른 재미가 되고 있다.
물론 호불호에 따라 그의 중계를 선호하지 않는 이들도 있지만 김성주 효과는 분명히 있는 듯 하다. 김성주가 캐스터로 나선 MBC의 소치 올림픽 중계 방송은 지난 11일 KBS와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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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2014 소치동계올림픽'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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