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손아섭은 1번 치면 안 됩니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2.13 13: 00

톱타자는 팔방미인일수록 그 가치가 높아진다. 가장 중요한 능력은 출루, 그리고 발이다. 자주 나가서 상대 내야진을 흔들어 놓는다면 톱타자는 맡은 일을 다 한거나 다름없다.
여기에 컨택능력과 장타력까지 더해지면 안성맞춤이다. 컨택능력은 출루율을 높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점수를 얻기위한 작전수행을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장타까지 종종 터진다면 가히 최고의 톱타자라고 할만하다. 텍사스가 추신수를 영입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쓴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현재 롯데 톱타자는 공석이나 다름없다. 작년 여러 선수가 그 자리를 채워 테스트를 받았지만 100% 만족스러운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때문에 롯데는 올해도 톱타자를 새롭게 찾아야 한다.

이러한 가운데 손아섭도 후보 물망에 올랐다. 컨택능력은 4년 연속 3할 타율로 검증받았고, 출루율도 높은 타율 덕분에 4할을 훌쩍 넘는다. 게다가 작년 36도루(7실패)를 기록할 정도로 발도 빠른데다가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대할만큼 장타력까지 갖췄다. 능력만 놓고 본다면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김시진 감독은 "손아섭과 같은 선수는 1번을 치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12일 가고시마 가모이케 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물론 손아섭은 톱타자를 시켜도 잘할 선수다. 그렇지만 올해도 손아섭은 3번 타자 고정"이라고 선언했다.
최근 몇 년동안 손아섭은 롯데 타자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 선수를 어느 자리에 넣느냐에 따라 롯데 득점력이 달라질 수도 있다.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자리에 손아섭을 넣어야 한다. 김 감독은 "손아섭처럼 잘 치는 선수는 3번 타자가 제격이다. 3번은 컨택도 좋아야하고 장타력도 있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봤을때도 팀을 위해 손아섭이 3번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팀에서 가장 잘 치는 선수가 3번을 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그렇다면 롯데 톱타자 후보는 누가 있을까. 이 질문에 김 감독은 배팅케이지에서 열심히 방망이를 돌리고 있는 김문호와 이승화를 가리켰다. 또한 김 감독은 "전준우도 톱타자로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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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일본)=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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