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인터뷰] 전준우, "이제 좋아질 일만 남았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2.13 06: 56

"오히려 더 잘 됐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전준우는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 도중 오른발 엄지 내성 발톱 치료를 위해 조기 귀국했다. 전준우는 12일부터 김해 상동구장에서 2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면 일본 가고시마 2차 캠프에 합류할 듯.
12일 오전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전준우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쳐 흘렀다. "이곳(김해 상동구장)에 정말 오랜만에 왔다". 그는 건국대 6년 후배인 신인 내야수 이창진에게 배트와 장갑을 챙겨주기도.

전준우에게 현재 상태를 묻자 "오히려 더 잘 됐다. 내성발톱 치료 덕분에 (지난해 10월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던) 오른 발목 상태도 더 좋아졌다"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오른발 엄지 상태는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현재 50~60% 수준의 러닝도 가능하다. 조만간 교정기를 제거할 예정이다.
지난 2년간 전준우는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잦은 타순 변화가 전준우에게 독이 됐을까. 그는 "못친 건 실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2010년과 2011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뒤 더 잘 해야 겠다는 것보다 유지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다. 나도 모르게 소극적인 모습으로 변해갔다. 더 과감했어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스윙할때도 자신감이 떨어졌다. 야구는 단체 종목이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원하는 자리가 있다면 어디든 가야 하는 게 선수로서의 의무다. 내가 부진했던 건 타순 때문이 아니다. 내 탓이다".
전준우는 올 시즌 야구 인생의 승부수를 던졌다.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그는 오는 9월 열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다.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우투우타 외야수로서 경쟁력은 충분하다. 그래서 변화를 선택했다.
그는 타격의 정확성 향상을 위해 준비 동작에서 왼쪽 다리를 드는 높이를 낮췄다.
"과거에는 강하고 힘있게 치려고 했던 그런 준비 동작이었다면 지금은 더 정확하게 맞추려고 다리를 높이 들지 않는다. 다리를 너무 높이 들면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 2년간 너무 저조해 변화를 줘야 겠다고 생각했었다. 더욱이 올해 중요한 시기이기에 더욱 과감한 변화가 필요했다".
손목 힘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전준우는 정확성만 끌어 올린다면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둘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롯데는 1982년 창단 후 단 한 번도 20홈런-20도루 달성 선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5툴 플레이어로 평가받는 전준우는 팀내 타자 가운데 20-20 클럽 달성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 2010년 19홈런 16도루, 2011년 11홈런 23도루로 아쉽게도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이에 전준우는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개인 성적에 신경쓸 시점이 아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아쉬움을 떨쳐내는 게 최우선이다. 페넌트레이스를 잘 치러야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기에 팀 승리를 위해 집중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면 나 또한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을까. 내 몫을 더 한다면 20-20을 뛰어 넘어서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전준우는 지난해 언더 투수와의 상대 전적에서 타율 3할7푼1리(62타수 23안타)로 강했다. 그는 "원래 언더 투수에게 약했는데 작년에는 이상할 만큼이나 강했다. 스윙 궤도가 바뀌어 그런건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반면 오른손 투수 상대 타율은 2할4푼7리(279타수 69안타)로 저조했다. "예전에는 오른손 투수의 바깥쪽 공도 잡아 당겨 홈런으로 연결시키기도 했었다. 오른손 투수 상대 성적이 나쁜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 때문인지 계속 생각하고 연구했었는데 올해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준우는 기본적으로 공수주 3박자를 모두 갖춘 외야수다. 이런 전준우가 살아난다면 타선은 물론 팀 전력의 중심도 든든하게 잡힌다. 팬들의 입에서 '전트란'이라는 말이 많이 나올수록 롯데의 승리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전준우에게 '전트란이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성적은 어느 정도냐'고 묻자 "수치상으로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전준우 정말 잘 한다'는 생각이 들때 '전트란'이라는 별명이 가장 어울리지 않겠냐"고 대답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전준우는 "이제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지긋지긋한 발목 통증에서 벗어난 만큼 그라운드 위에서 마음껏 뛸 수 있기에 그는 올 시즌 'AGAIN 2010'이 아닌 커리어 하이를 찍으며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릴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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