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1번 중책은 누가 맡게 될까. 현재로선 정형식(외야수)과 김상수(내야수)의 2파전으로 전개되는 분위기다.
정형식은 올해부터 주전 도약의 기회를 얻었다. 배영섭 대신 외야진의 한 축을 맡을 예정.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정형식은 붙박이 1번 타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형식은 지난해 1번 타자로서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1번 타자로 나서 타율 3할1푼5리(108타수 34안타) 2홈런 21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 2할7푼8리(278타수 76안타)보다 웃도는 수치. "2군 시절 줄곧 1번 타자로 뛰었던 게 큰 도움이 됐다"는 게 정형식의 말이다.

정형식은 팀내 외야수 가운데 수비 및 주루 만큼은 단연 으뜸.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전보다 조연에 머물렀다. 좌완 투수에 약했기 때문. 정형식은 2012년 1할5푼에서 지난해 2할8푼9리까지 끌어 올렸다. 타격에 대한 확실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두 차례 자체 평가전에서 1번 타자로 나서 10타수 5안타 5득점 2도루로 코칭스태프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그렇다고 보완해야 할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팀내 최고의 준족으로 꼽히는 그는 지난해 7도루에 그쳤다. 도루 실패 횟수가 늘어나며 자신감을 잃어버린 게 원인이었다. 보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선보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출루율도 끌어 올려야 한다.
김상수 또한 1번 타자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평소 류중일 감독은 "배영섭이 군대라도 가면 김상수가 다음 1번 타자감"이라고 호평하기도. 김상수는 "타순은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부분이지만은 1번 타자에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타율 2할9푼8리(372타수 111안타)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아쉽게도 데뷔 첫 3할 타율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방망이에 눈을 떴다'고 표현할 만큼 타격 능력이 향상됐다.
하지만 유격수는 공격보다는 수비 비중이 더 높은 자리다. 그만큼 수비에 대한 부담도 크다. 김상수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번보다 9번에 배치할 가능성도 높다.
2009년 나란히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들은 서로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손발이 척척 맞는다. 요즘 표현대로 베프(베스트 프렌드)다. 정형식과 김상수는 1번 자리를 놓고 우정의 대결을 펼칠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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