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다는 기본부터 갖춰야 한다".
올해 한화 성적의 키는 마운드다. 정근우·이용규·피에의 가세로 공수주 모두 향상됐지만 여전히 마운드에서 물음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수준급 외국인과 군제대 선수들의 가세로 가용 인원이 늘어난 것은 희망적이지만 확실하게 검증된 게 없다. 전체적인 투수층도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1군 투수들을 책임지게 된 정민철 투수코치의 어깨도 어느 때보다 무겁다. 정민철 코치는 "2012년 메인 투수코치로 첫 스프링캠프를 이끌 때 시행착오가 있었다. 당시에는 투수들 스스로에게 컨디션 좋은 날 불펜피칭을 던지게 했지만 이제는 정해진 날자에 개수를 지키며 체크하고 있다"며 변화를 암시했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점이다. 정민철 코치는 "기술에 앞서 기본부터 지켜야 한다. 직구 제구가 되지 않는데 변화구부터 연마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원하는 곳에 제구부터 할 수 있어야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다. 변화구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포심 패스트볼 제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인데 이 기간 동안 투수들의 제구난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올해 캠프에서도 투수들의 제구를 키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외국인 투수로 제구가 좋기로 소문난 앤드루 앨버스와 케일럽 클레이 영입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결정된 것이다.
정민철 코치는 "투수들이 구속을 너무 의식하지 않았으면 한다. 투수들이 투구 후 전광판에 몇 km가 나왔는지 확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속도가 승부를 가르는 것이 아니다. 타자를 공격할 때 어떤 메시지를 주느냐가 중요하다. 150km 이상을 던진다고 해서 메시지 있는 공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투수들에게 꾸준하게 던질 수 있는 일관성도 주문하고 있다. 정 코치는 "투수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현재 10명의 투수가 선발 후보로 경쟁하고 있는데 일관성있게 던지는 투수에게 선발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컨디셔닝 훈련부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준비가 잘 되어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쟁 의식도 강조했다. 정 코치는 "류현진이 떠난 후에도 우리팀에는 경쟁의식이 부족했다. 선발·중간·마무리까지 올해는 던질 투수가 많아진 만큼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계속 경쟁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 코치의 마운드 개혁 작업이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 탈꼴찌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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