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마지막 즐기러 떠난 김연아, 홈 텃세 개의치 않는 '여왕의 여유'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2.13 08: 46

'피겨여왕' 김연아(24)가 자신의 마지막 무대가 될 소치에 입성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출전을 위해 후배인 김해진(17, 과천고) 박소연(17, 신목고)과 함께 러시아로 떠난 김연아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소치 아들레르 공항에 도착했다. 현지시간으로 한밤 중에 도착했음에도 '피겨여왕'을 영접하러 나온 각국 취재진과 팬들로 공항은 북새통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소치 땅을 밟은 김연아는 부담 없는 표정으로 밝은 미소를 보였다.
김연아는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 중 한 명이다. 외신들도 앞다투어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 성사 여부에 관심을 보냈고, 소치에서 선수 인생의 피날레를 장식할 무대를 손꼽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적수가 없는 여왕의 마지막 무대가 되리라는 예상이다.

현재 피겨스케이팅은 개최국 러시아의 독무대다. 단체전에서 예브게니 플루쉔코를 비롯, 자국 유수의 스케이터들을 앞세워 신설 이후 첫 금메달을 따낸 러시아는 이날 새벽 끝난 페어스케이팅에서도 막심 트란코프-타티아나 볼로소자 조가 총점 236.86점의 높은 점수로 1위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하고 있는 러시아의 마지막 노림수는 여자 싱글로, '신성'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를 앞세워 '여왕' 김연아에게 도전한다.
리프니츠카야는 단체전 여자 싱글에서 자신의 개인 최고점을 모두 갈아치우며 위협요소로서 충분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특히 리프니츠카야의 실력보다 러시아의 홈 어드밴티지가 더 위협적이리라는 목소리가 컸다. '점프의 교과서' 김연아와 달리 도약과 비거리, 엣지 사용 등에서 부족함이 많지만 단체전에서 쇼트와 프리를 연달아 클린해내며 총점 214.41점을 받았다. 유럽선수권대회 당시 감점을 받았던 부분이 이번 대회에서는 감점이 거의 없었다는 점도 홈 어드밴티지를 걱정하게 하는 이유다.
하지만 김연아는 그런 홈 텃세에 신경쓸 생각이 없다. 자신의 마지막을 얼마나 즐길 수 있느냐가 김연아의 최대 관심사다. 출국 전 인터뷰에서 리프니츠카야에 대한 질문에 미소와 함께 "다른 선수들이 잘하는지 못하는지 신경 쓰는 것이 내게 도움이 될 리 없다. 그저 내가 준비한 만큼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한 김연아는 러시아의 '홈 텃세' 우려에 대해서도 JTBC와 소치 입국 인터뷰를 통해 "밴쿠버 때도 내 팬들이 많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여유를 보였다.
올림픽 2연패 이야기에 신경이 쓰이기는 한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경기를 어떻게 하느냐'라고 강조한 김연아. "결과는 그에 따라오는 것이다. 내가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 어떻게 되든 후회 없이 결과를 인정하겠다"며 "어차피 나는 마지막이니 훌훌 털어버리고 기분 좋게 끝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김연아가 그 말대로 부담을 털고 마지막 무대를 100% 즐기기를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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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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