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이규혁 감동인터뷰, "부족함 채우려 좀더 노력하는 삶"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02.13 10: 42

"약간은 부족한 스케이트 선수로서 끝나고 살아가겠지만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 좀더 노력하는 삶이 되지 않을까."
한마디 한마디에 진한 아쉬움이 배어 있었다. 하지만 후회 없는 선수생활에 대한 만족스러움도 함께 느껴졌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은퇴하는 이규혁의 감동 인터뷰가 화제다.
이규혁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서 1분10초049를 기록, 최종 21위에 그쳤다.

이로써 이규혁은 20년 가까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간판스타로서 활약한 선수생활을 은퇴했다. 지난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이규혁은 올림픽에만 여섯 차례 연속으로 출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살아있는 레전드로 통한다. 비록 이번 대회 포함 단 1개의 메달도 얻지 못했지만, 이규혁의 지치지 않은 도전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날 6조에서 러시아의 이고르 보골류브스키와 함께 레이스에 나선 이규혁은 좋은 스타트로 초반 역주를 펼쳤다. 하지만 마지막 300m에서 속도를 올리지 못했다.
이규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마지막 올림픽이라기보다는 스케이트 선수로서 마지막 대회를 한다는 것이 좀더 와닿는다"면서 "부담도 있고 아픈데가 많은데 마지막 기회라 즐겁게 하려고 했다"고 사실상 은퇴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날 경기에 대해 "600m 지점까지 (잘)하긴 했다. 사실 예전이었으면 충분히 메달권 갈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경기 중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는 이규혁은 "그래도 마지막 올림픽 때 멋지게 해야 한다는, 그래야 경기가 잘돼고 선수로서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배우고 가는 것 같아 헛된 시간이 아닌 것 같다"고 돌아봤다.
6번이나 올림픽에 출전했다. 하지만 메달은 단 한 개도 따내지 못했다.
이에 이규혁은 "올림픽 메달 때문에 저는 항상 부족한 선수라 생각됐고, 결국 약간 부족한 선수로 이제 마감짓는 것 같다"고 담담해 했다. 하지만 "반면에 올림픽이라는 대회 때문에 좀더 많이 배웠고 선수로서 좀더 성숙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는 그는 "앞으로 약간은 부족한 스케이트 선수로서 끝나고 살아가겠지만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 좀더 노력하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웃어보였다.
4년 뒤 평창올림픽에 대해 이규혁은 "가장 기쁜 건 아직까지 내가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다는 것이고 슬픈 건 이제는 선수로서 스케이트를 못탄다는 것"이라고 또 한 번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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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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