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전력 스케치, 깨지면서 완성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2.13 14: 30

애리조나에서 가진 프로팀과의 연습경기 성적은 형편없었다. 그렇다고 상대 팀들이 전력을 다한 것도 아니었다. 냉철한 현실이었다. 그러나 조범현 kt 감독은 오히려 미소를 짓고 있다. 전력 구상의 귀중한 수확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kt의 전력 스케치는 그렇게 깨지면서 완성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 캠프를 차리고 훈련에 매진했던 kt는 12일 귀국했다. 장장 83일 간의 훈련으로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최장기간 단일장소 전지훈련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신생팀이기에 훈련 강도가 센 것은 당연했다. 구단 관계자는 “오전·오후·야간으로 나눠 하루 12시간 이상의 훈련을 소화했다”라고 밝혔다. 수면 시간, 식사 시간을 빼고는 모두 훈련장에 있었다는 것이다.
kt는 지난해 10월 열린 남해캠프에서 체력을 쌓았다. 본격적인 훈련을 앞두고 그 훈련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기초 작업을 했다. 그렇게 소기의 성과를 거둔 kt는 애리조나에서 팀의 기초 전술을 완성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중간중간 국내 프로팀들과의 연습경기로 가지면서 기분을 전환했다. 성적은 1승도 없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좋은 기회가 됐다고 믿는다.

홀로 훈련을 하면 경쟁자가 없다. 자신의 진도가 어느 정도 나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여기에 부족한 점도 찾기 힘들다. kt가 딱 그런 경우였다. 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확신을 가지기 어려운 과정이었다. 하지만 연습경기에서 지면서 보완점을 찾아나갔다. kt 관계자는 “나름대로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려가는 과정이었는 (연습경기가)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감독님께서도 연습경기 후 보완점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하시더라”라며 약이 됐음을 시사했다.
국내에서 15일까지 훈련에 임하는 kt는 16일 대만 타이중으로 다시 떠난다. 쉴새없는 훈련 일정이다. 그러나 당장 퓨처스리그 합류를 앞두고 있고 내년에 1군에 뛰어들어야 하는 kt로서는 시간이 금이다. 대만에서도 기본기를 차근차근 다듬음은 물론 실전을 통해 감각을 쌓고 최대한 보완점을 찾아낸다는 계획이다.
LG 2군, 두산 2군, NC 등 프로팀들은 물론 대만 현지 프로팀들과의 연습 경기 일정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kt는 대만에서 총 14경기의 연습경기 일정을 잡아두고 있다.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생각으로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활용해 두루 테스트를 거치겠다는 각오다. kt의 전력이 시행착오 속에서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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