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희(22, 화성시청)가 불운 속에서도 한국 쇼트트랙에 첫 메달을 안겼다. 동메달이었지만 의미가 큰 메달이었다.
박승희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선에서 두 차례나 넘어지며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엘리스 크리스티(영국)가 박승희를 민 것이 인정돼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이로써 한국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이후 16년만에 쇼트트랙 여자 500m서 메달을 따냈다. 당시 전이경이 따낸 동메달이 유일하게 500m 메달이었다.

또 박승희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1000m(3위)와 1500m(3위)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박승희의 메달 획득으로 남은 종목에서도 메달 획득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특히 박승희는 경기 직후 황당한 사태 때문에 눈물을 보였다. 선두로 나서다가 넘어지면서 금메달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뷰장에서는 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박승희는 "이미 끝난 거니까 후회는 없다. 다만 안타까울 뿐"이라며 "그래도 단거리에서 메달을 땄다는 것이 큰 수확이다. 이제 시작이니까 메달을 땄다는 사실을 좋게 생각하고 만족한다"고 쿨하게 웃어보였다. 또 정식 시상에 앞서 치러지는 플라워 시상식에서도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sportsher@osen.co.kr
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