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4년 전 '밴쿠버 악몽' 지운 박승희의 의연함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2.13 22: 44

4년 전 '밴쿠버 악몽'을 경험했을 때 박승희(22, 화성시청)는 막내였다. 하지만 그 때 겪은 악몽이 그를 의연하게 만들었고, 4년 후 소치에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며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박승희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선에서 몸싸움에 밀려 넘어지며 4위로 들어왔다. 그러나 앞선 순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엘리스 크리스티(영국)가 실격되면서 3위를 인정받아 동메달을 획득했다.
강력한 우승후보 판커신(중국)의 결승 진출 실패부터 좋은 스타트까지, 모든 면에서 박승희의 금메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기에 아쉬움은 컸다. 그러나 박승희는 의연했다. 은반에서 눈물을 흘렸지만, 이내 눈물을 털고 씩씩하게 웃었다. 박승희는 지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때도 눈물을 보였지만, 지금과는 다른 의미의 눈물이었다.

당시 대표팀의 막내로 출전한 박승희는 1000m와 1500m에서 두 개의 동메달을 목에 걸고도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사상 처음으로 겪은 노골드 수모에 울어야했다. 특히 실격 처리돼 금메달을 놓친 3000m 계주에서  태극기를 펄럭이며 좋아하던 박승희는 제임스 휴이시 심판의 판정이 내려진 순간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4년 후 언니로서, 선배로서 맞이한 소치동계올림픽은 그래서 박승희에게는 더욱 감회가 새롭다. 500m 준준결승에서 탈락한 후배들을 대신해 꼭 메달을 따내겠다는 박승희의 굳은 각오는 그에게 동메달을 안겼고, 밴쿠버의 악몽도 훌훌 털어내는 기쁨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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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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