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中 장홍, '네덜란드 광풍' 꺾은 아시아의 힘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2.14 12: 26

아시아의 힘이 소치에 불어닥친 '네덜란드 광풍'을 꺾었다.
장홍(중국)이 14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끝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1분14초02로 1위를 차지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상대적으로 기록이 좋지 않은 선수들이 속한 앞조에서 레이스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스피드로 결승선을 통과한 장홍의 기록을 이후 달린 16명의 선수들 모두 넘지 못했다.
'빙속 왕국' 네덜란드 역시 장홍의 벽을 넘지 못했다. 3000m 금메달리스트 이렌 뷔스트(28)가 막판 역주를 펼쳤지만 1분14초69로 장홍에 금메달을 내줬다. 네덜란드는 뷔스트에 이어 마고 보어(29)가 3위에 오르며 은메달과 동메달을 가져가는데 만족해야했다.

여자 1000m에서 장홍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이번 대회에서 네덜란드가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유이(有二)한 두 종목의 최강자가 모두 아시아 선수가 됐다. 여자 500m의 이상화(26)가 처음으로 네덜란드의 독주를 막았고, 장홍이 바통을 이어받아 네덜란드의 광풍을 저지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빙속 왕국 네덜란드의 힘은 압도적이었다. 현재 네덜란드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만 12개의 메달을 거둬들이며 '빙속 최강'의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여자 500m 금메달을 이상화에게 내준데 이어 1000m서도 의외의 복병 장홍에게 덜미를 잡혀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을 비워주게 됐다.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네덜란드는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싹쓸이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남자 5000m에서 '장거리 최강' 스벤 크라머(28, 네덜란드)를 앞세워 얀 블록후이센, 요리트 베르그스마가 금은동을 싹쓸이하더니 여자 3000m에서 이렌 뷔스트가 금메달 하나를 추가했고, 남자 500m서도 미첼 뮬더-로날드 뮬더 형제와 얀 스메켄스가 포디움을 점령했다.
뿐만 아니라 남자 1000m서도 3연패를 노리던 샤니 데이비스(32)를 비롯, 경쟁자를 물리치고 스테판 그루투이스(34)와 미첼 뮬더(28)가 금메달과 동메달을 가져갔다. 오직 스피드스케이팅에서만 금메달 4개, 은메달 3개, 동메달 5개를 수확한 네덜란드는 현재 종합 순위 4위에 올라있다. 빙속 최강국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스피드스케이팅을 오렌지빛 광풍으로 물들인 네덜란드를 저지한 아시아의 벽이 더욱 대단해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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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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