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과 한솥밥’ 윤석민, 강타자들과 피할 수 없는 맞대결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2.14 06: 25

윤석민(28)이 홈런왕들의 지구에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한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CBS스포츠를 비롯한 다수의 현지 언론은 지난 13일(한국시각) “소식통에 의하면, 한국인 투수 윤석민이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계약기간은 3년이며, 몸값은 총액 575만 달러(약 61억원)다. 윤석민은 메디컬 테스트를 남겨두고 있다.
아직 메디컬 테스트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현실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85승 77패로 5할을 웃도는 승률(.525)을 올렸음에도 지구 3위에 그치며 강자들이 몰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한 설움을 맛봐야만 했던 볼티모어는 윤석민 영입으로 마운드를 보강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시즌을 맞는 윤석민은 소속팀 볼티모어가 성적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만큼 같은 지구 내에 강한 팀이 많다. 윤석민이 속한 볼티모어 역시 그런 팀들 중 하나다.  
볼티모어를 대표하는 선수는 홈런왕 크리스 데이비스다. 데이비스는 지난해 160경기에 나서 타율 .286, 53홈런 138타점으로 홈런과 타점 부문을 석권했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선정과 실버 슬러거는 당연했고, 팀이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했음에도 리그 MVP 투표에서 3위에 오를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볼티모어에 데이비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외야수 애덤 존스 또한 타율 .285, 33홈런 108타점으로 매서운 타격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유격수 J.J. 하디가 27홈런, 포수 맷 위터스가 22홈런으로 수비부담이 많은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타자들에게 유리한 홈 구장 캠든 야드를 앞세워 장타력을 과시했다. 윤석민이 이런 선수들과 상대하지 않는 것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볼티모어를 제외한 지구 내 강타자들은 피할 수 없다. 가장 경계할 타자는 2차례 홈런왕에 빛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호세 바티스타다. 바티스타는 최근 2년간 부상으로 한 번도 30홈런을 넘기지 못하며 도합 55홈런을 기록했지만, 2010년에는 54홈런, 2011년에는 43홈런으로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을 거머쥐었던 거포다.
뉴욕 양키스는 타선 전체가 장타군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빈슨 카노(시애틀 매리너스)와 커티스 그랜더슨(뉴욕 메츠)이 떠났지만, 브라이언 맥켄, 카를로스 벨트란, 제이코비 엘스버리를 한 번에 영입한 양키스의 공격력은 업그레이드 됐다. 마크 테세이라가 돌아온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지난해 우승팀 보스턴 레드삭스와 200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탬파베이 레이스 타선도 만만치 않다. 보스턴과의 대결에서는 데이빗 오티즈와 마이크 나폴리, 윌 미들브룩스의 장타력을 경계해야 한다. 탬파베이의 경우 지난 시즌 32홈런의 에반 롱고리아를 빼면 눈에 띄는 장타자는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특유의 끈끈함으로 윤석민을 괴롭힐 수 있다.
첫 시즌부터 선 넘어 산이라 할 만큼 윤석민과 대형 타자들과의 대결은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스스로 한 선택인 만큼 윤석민이 어떤 자신감으로 타자들을 상대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살아남는다면 볼티모어와의 계약이 끝나는 3년 뒤에는 모든 팀이 데려가고 싶은 투수로 도약할 수 있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